재판부 "교통사고 유발해 중대 피해 초래할 수 있는 무거운 죄책"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고속도로를 달리던 택시 안에서 술에 취해 운전기사를 폭행하고, 순찰차 안에서 경찰관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5일 대전지법 형사4단독(이제승 부장판사)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카이스트 교수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40시간의 폭력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서초구에서 '대전으로 가자'며 택시를 탄 뒤, 운전기사 B씨의 얼굴을 10여차례 때리고 팔을 잡아당기는 등 운전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

폭행당하던 택시 기사는 고속도로를 30㎞ 넘게 달려 한 휴게소에 차를 세웠고, A씨는 택시 기사의 신고로 이 휴게소에서 미리 기다리던 경찰에 체포됐다.

순찰차 뒷좌석에 탑승한 A씨는 경찰관의 오른쪽 광대뼈를 때리며 직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A씨는 학교에서 직위해제·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택시 기사를 차 안에서 폭행하는 것은 교통사고를 유발해 생명·신체·재산상 중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죄책이 무겁다"며 "경찰관에게 200만원을 형사 공탁한 점, 피고인이 초범이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것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ou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