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비즈니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LNG운반선 등 수요에 관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기업 플렉스LNG는 최근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이른 시일 내에 미국에서 추가 생산이 가능한 LNG 규모를 약 134MTPA(연간 1억3400만톤)로 추산했다. FID(최종투자결정) 단계에 있는 LNG 프로젝트 44MTPA와 이전단계인 프리-FID 물량 91MTPA를 합산한 결과치다.
FID는 정부 인허가 후 이사회에서 투자 승인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사업이 변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는 단계이며 FID 이후 사업이 취소되는 경우는 드물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드릴-베이비-드릴'(Drill-Baby-Drill)이란 슬로건을 내세웠다. 자국 내 보유한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외국 의존을 줄이고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석유 및 가스의 생산·수출에 필요한 추가 조치를 적극 실시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안팎에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에도 주목한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운 트럼프가 러시아엔 손을 내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개선되고 대화가 이어질수록 러시아측이 에너지 수출에 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유럽과 PNG(배관을 통해 운송하는 천연가스) 거래가 끊기며 중국 등 대체 수요처를 찾아왔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길이 열리며 유럽과 PNG 거래가 재개될 경우 LNG운반선의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선박이 아닌 배관으로 운송하는 PNG가 LNG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또한 유럽에 LNG를 수출 중인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의 에너지 거래 회복을 용인하기엔 한계가 있단 의견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변수에 힘입어 미국 LNG 공급업체들은 호황을 맞은 상황이다.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선박 건조 도크는 LNG운반선 다량 수주 등 영향으로 내년까지 꽉 찬 상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러시아가 LNG 공급을 다국적으로 늘리게 되면 극지에서 운반할 수 있는 LNG운반선도 필요한데, 일전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중단이 됐었다”며 “러시아 제재가 풀린다고 하면 유럽이 LNG를 파이프라인으로 가져갈 수 있지만 반대로 러시아의 LNG 개발 프로젝트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 관한 북극 쉐빙선박 수요가 있지만 시간이 걸릴 사업”이라며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회복된다고 해도 트럼프 집권 기간 내 구체화되는 것은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