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배달앱 상생협의체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 상생안에 대해 “날치기 합의”라고 비판했다. 해당 상생안이 자영업자들의 수수료·배달비 부담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합의안 폐기 및 재협의를 촉구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전날 협의된 상생안은 애초에 협의체가 내세운 원칙에 어긋나며 4개 입점업체 중 절반인 2개 업체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날치기 처리한 것이어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지난 7월23일 음식점들의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범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배달플랫폼 측과,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상인연합회 등 입점업체 측이 참여했다.
해당 회의는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전날인 12차 회의에서 극적으로 타결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중개수수료를 현행 현행 9.8%에서 거래액 기준으로 2.0~7.8%로 낮추는 차등수수료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단,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거래액에 따라 최대 500원 높아진다.
전날 회의에서 입점업체 중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협회는 해당 상생안에 찬성, 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외식산업협회는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업체 측은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기본수수료를 5%까지 인하하고, 매출액 구간별로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해 2%까지 낮추는 방안을 단일안으로 제시해왔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협의회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대부분인 상위 35%의 업주들은 인상 이전 수준인 6.8%보다 이용요율이 1%포인트 올라가고, 고정액인 배달비는 무려 500원이 올라간다”며 “35~50% 구간은 요율이 같지만 배달비가 200원 인상된다. 심지어 50~80% 구간조차도 전혀 차이가 없다. 배달 매출이 극히 적은 하위 20%에만 요율을 낮춰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율 인하 폭은 미미하고 거꾸로 배달비를 올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에게 더 부담을 주는 졸속 합의가 되고야 말았다”며 “이것이 수개월간 사회적 비용을 쏟아붓고 얻어낸 결과물이라니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마저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정부와 국회의 개입을 요청했다. 이들은 “독과점 업체들이 좌지우지하는 배달앱 수수료는 이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눈물과 고통으로 버티고 있는 외식 자영업자들을 위해 국회와 정부의 빠른 대책 마련을 간절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조국혁신당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장에서 “상생협의체에 참여한 4개 입점업체 중 배달업 비중이 높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외식산업협회가 상생안에 반대해 회의에서 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생안이 확정됐다”며 “상생안은 배달비를 유지해야한다는 중재원칙이 무시됐음에도 정부는 이를 눈감아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플랫폼법을 제정해 배달앱 수수료 한도제와 우대수수료제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