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라파스의 cGMP(미국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급 신규백신 공장 건설이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정책 변화로 사실상 백지화됐다. 현재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해 유치한 투자금 대부분은 조기 상환됐다.
15일 올해 3분기 라파스가 공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라파스는 지난 2021년 300억원 규모로 발행한 4회차 전환사채(CB) 중 80억원을 연구비와 원재료비로 사용했으며, 이후 250억원을 조기상환했다.
라파스는 2021년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급의 패치형 백신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해 해당 투자금을 유치했다. 유치할 당시에도 사용목적에 220억원은 공장 설립 자금으로, 나머지 8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명시했다.
cGMP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정 준수 여부를 따지는 가장 높은 수준의 GMP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으로 알려진 cGMP 인증은 국내 제약·바이오 및 건강기능식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하지만 신규 공장 착공지로 물색해오던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지역의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부지확보에 실패했다. 이후 인천시와 여러 가지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외자법인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최종 후보지에서 제외했다. 이후 타지역과 해외로 공장 건설을 물색했으나 여러 가지 규제 장벽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대신 천안공장을 일반의약품 양산시설로 완공해 FDA로부터 의약품 cGMP 인증을 받는 방향으로 우회하기로 했다. 천안공장은 이미 화장품 cGMP와 의료기기 GMP를 인증받은 공장으로, 의약품 인증을 받는 데도 여러모로 유리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7월 FDA로부터 최종적으로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승인받았다. 라파스는 해당 공장을 통해 세마글루티드 비만치료제용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제의 임상1상 및 2상 연구 개발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라파스는 기존 공장이 FDA로부터 cGMP 인증을 획득하자, 신규공장 건설을 최종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90억원 조기상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250억원을 조기상환했다. 현재 남은 4회차 CB물량은 50억원이다.
이에 대해 라파스 관계자는 “(신규)백신공장은 허가당국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지 않아, 일반의약품 완공시설로 완공해 미국 FDA허가를 받아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향후)허가당국 가이드라인이 확보되면 (백신공장 설립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재차 질의하자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라파스는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5억3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억8100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