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어 말레이도 항의…"필리핀 해양법, 보르네오섬 영해 침범"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명시한 법을 제정하자 중국에 이어 말레이시아가 항의하고 나서는 등 주변국들이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15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베르나마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필리핀에 새 해양법 관련 항의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다.
모하마드 알라민 외교부 차관은 필리핀 해양법을 검토한 결과, 법이 규정한 영유권 범위가 국제법에 근거한 말레이시아 사바주 보르네오섬 인근 영해를 침범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회에서 "우리나라와 사바주의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항의 서한을 보낸다"고 말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8일 남중국해 등 해양의 자국 영유권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두 법에 서명했다.
필리핀 해양 구역법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 기준에 따라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등 해양 영역 범위를 명확히 하고, 필리핀이 이 지역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명시했다.
필리핀 군도 해로법은 UNCLOS와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외국 군함이나 항공기가 통행을 위해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는 경로·구역을 규정했다.
이에 필리핀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은 주중국 필리핀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자국이 주권을 가진 남중국해 해역을 필리핀이 해양 구역법에 불법적으로 포함했다며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이어 중국 정부는 10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를 영해로 포함한 영해기선을 공포하며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역 법제화에 맞대응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어 왔다.
특히 중국과 필리핀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가장 깊은 갈등을 빚고 있다.
한발 물러나 있던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베트남 외교부에 스프래틀리 군도 바크 캐나다 암초 확장에 항의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최근 남중국해 문제에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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