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국내 라면업계의 올해 3분기 성적표가 발표된 가운데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업계 양대 산맥인 농심과 오뚜기는 내수 부진 영향으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4389억원, 영업이익은 8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01%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342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 수준이다. 미국·유럽 내 ‘불닭브랜드’ 인기 확산이 매출로 이어지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누적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대비 44% 증가한 1조249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1조1929억원)을 뛰어넘었다. 누적 영업이익은 131% 늘어난 2569억원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최근 신설한 인도네시아, 유럽 판매 법인이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내년 밀양 2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지역에 집중하며 해외 면·스낵 매출이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며 “중국, 미국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유럽향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내년에는 유럽이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3분기 주춤했다. 농심은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7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32.5% 감소했다. 매출액은 0.6% 감소한 8504억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호주, 베트남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내수와 중국에서 실적이 부진했다.
특히 국내 내수 사업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되며 특히 스낵(-6.6%), 음료(-13.8%) 카테고리에서 감소 폭이 컸다. 중국 사업도 현지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온라인 채널 판매가 부진해 매출이 감소(-21%)했다.
오뚜기 역시 부진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축소됐다. 매출은 9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이에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2조6469억원으로 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84억원으로 6.8% 줄었다.
농심과 오뚜기는 향후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4분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미국 법인의 용기면 라인 증설을 통해 매출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오뚜기 역시 영문 표기를 기존 ‘OTTOGI’에서 읽기 쉬운 ‘OTOKI’로 변경하고 신규 심벌마크를 수출용 제품 패키지 내 순차적으로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