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쿠바 특급’ 좌완 선발투수 리안 모이넬로가 김도영에게 만루포를 맞으며 무너졌다. 2024시즌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를 기록한 모이넬로는 감기에 걸리며 최악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그런데 2이닝만 소화하면서 불가능했던 대만전 선발 등판 가능성이 생겼다. 대만을 제쳐야하는 한국으로서는 호재를 맞이했다.
리반 모이넬로. ⓒ연합뉴스
한국은 1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쿠바와의 맞대결에서 8-4로 이겼다.
전날 대만전에서 3-6으로 패배했던 한국은 쿠바전 승리로 대회 전적 1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일본, 대만, 쿠바, 도미니카 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라운드 진출권을 향한 희망을 살렸다.
쿠바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좌완 에이스 모이넬로를 투입하고도 한국에게 패배를 내줬다. 모이넬로는 2024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를 기록한 투수다. 시속 150km 중반대 패스트볼에 뚝 떨어지는 커브가 일품이다. 그럼에도 2회말 제구 난조로 흔들리다가 김도영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모이넬로의 부진 원인은 경기 후 밝혀졌다. 쿠바의 아르만도 욘슨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선발투수가 잘하지 못해서 아쉽다”며 “선발투수가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최선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모이넬로의 향후 등판에 대해 “일단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팀이 필요하면 무조건 내보낸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감기가 나으면 한국전에서 적은 이닝을 소화한만큼 언제든지 등판할 수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욘슨 쿠바 감독.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당초 모이넬로는 조별리그에서 한국전에만 등판할 전망이었다. 14일 선발 등판한 뒤, 18일까지 이어지는 B조 예선에서 또 나오기엔 휴식일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전에서 예상 외로 2이닝 50구만 소화했다. 이 정도 투구수라면 3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대만전 선발 등판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 감기만 극복하면 된다. 실제 욘슨 감독도 등판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았다.
이는 대만에게 패해 2위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한국에게 희소식이다. B조 최강자로 일본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조 2위 안에 들어가려면 대만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에게 패배한 현재 상황에서 최대한 대만이 다른 국가들에게 지는 것이 류중일호에게 유리하다. NPB 특급선수인 모이넬로가 컨디션을 찾아 대만전에 나선다면 한국팀에게 최고의 기회로 다가올 전망이다.
모이넬로와의 맞대결을 극복한 한국. 더불어 모이넬로가 대만전에 나설 가능성도 생겼다. 모이넬로의 컨디션이 회복된다면 가능성이 충분한 이야기다. 한국이 최종 경우의 수를 따질 때, 지원군 모이넬로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반 모이넬로.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