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A매치서 2호 골…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쿠웨이트시티·서울=연합뉴스) 이영호 설하은 기자 = "소속팀에서 득점이 없어서 답답했는데 기분이 좋네요."
A매치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한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왼쪽 측면 해답으로 떠올랐다.
배준호는 14일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메드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2-1로 앞선 후반 29분 한국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의 패스를 받은 배준호는 공을 살짝 꺾어 상대 수비를 제친 뒤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9분 손흥민(토트넘) 대신 교체로 들어온 배준호는 불과 10분 만에 득점포를 터뜨려 팀의 3-1 완승에 힘을 보탰다.
쿠웨이트의 공격이 거세지던 시점, 배준호의 추가 골은 상대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홍명보호엔 한 골 이상의 안정감을 안기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손흥민 이후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대표팀에도 배준호는 차세대 왼쪽 날개로서 자격을 증명했다.
배준호가 왼쪽 측면에서 안정적인 볼 키핑과 센스 있는 볼 터치,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흔들자 쿠웨이트의 공세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이날 득점으로 배준호는 A매치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그는 지난 6월 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고, 싱가포르전에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렸다.
9월 A매치는 부상으로 건너뛰었으나 지난달 3차 예선 3차전 요르단전과 4차전 이라크전엔 왼쪽 측면을 책임지며 두 경기 연속 도움을 올리고 홍명보호 연승 행진에 기여했다.
다섯 번째 A매치 경기에서는 2호 골로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냈다.
2003년생 배준호는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해 번뜩이는 활약을 펼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스토크시티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해 팀의 핵심 멤버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U-20 월드컵을 누볐던 스무 살의 배준호는 이제 2년 뒤에 열릴 북중미 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배준호는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교체 선수가 분위기를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홍명보 감독님께서 공을 많이 받아서 드리블하거나 볼을 뿌려주면서 자신 있게 하라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교체 투입되면서 부담감보다 내가 분위기를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황)인범이 형이 좋은 패스를 뿌려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좋은 패스 덕분에 비교적 쉽게 넣었다"고 득점 상황을 떠올렸다.
배준호는 특히 "(손)흥민이 형이 제 득점을 보고 자기와 교체됐기 때문에 지분이 20%라고 말씀하셨다"며 "소속팀에서 득점이 없어 답답했는데,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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