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법원 인근 폭발 사건, 대법관 겨냥했다는 증거 확보"
59세 범인, 현장서 숨져…내주 리우 G20 정상회의 대비태세 격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 연방대법원(STF) 외부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은 '대선 불복 폭동 재판'을 담당한 현직 대법관을 노린 테러범 소행이라고 브라질 연방경찰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안드레이 파수스 호드리게스 브라질 연방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청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생중계된 현지 기자회견에서 "59세 남성이 대법원 앞에서 사제 폭탄을 작동시켰다가 그 충격으로 숨졌다"면서 "그가 대법관을 목표로 삼았다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프란시스쿠 반데를레이라는 이름의 이 브라질 주민은 대법원 인근에 주차해 둔 트레일러와 브라질리아 내 임시 거주지를 오가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했다.
그의 원주소는 브라질리아에서 1천600㎞ 넘게 떨어진 남부 산타카나리나주(州)에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공격하기 위해 대법원에 들어가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대법원 청사 인근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해 발생한 1·8 대선 불복 폭동 사건의 재판 전반을 주도한 인물로, 그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심하게 비판받아온 바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최근 브라질 내 가짜뉴스 유포 차단에 미온적인 엑스(X·옛 트위터)를 제재하는 과정에 엑스를 소유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이번 사건 용의자의 집 수색 과정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호드리게스 경찰청장은 "매뉴얼에 따라 폭탄 제거 로봇을 먼저 (방 안에) 넣지 않았다면 여러 명의 경찰관이 치명적인 상황에 부닥쳤을 수도 있다"며 "이번엔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으나, 용의자가 민주적 법치를 전복하려고 극단주의적 행위를 장기적으로 수행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정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 G1은 용의자가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살해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는 전 파트너의 증언, 대선 불복 폭동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서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당 소속으로 2020년 총선에 출마했던 이력 등을 토대로 경찰이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다음 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비 태세를 최고로 격상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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