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믿문믿’ 류중일표 뚝심 통했다… 한국 타선 깨운 문보경[프리미어12]

스포츠한국 2024-11-14 22:16:44

[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가을야구부터 꾸준히 부진하던 문보경이 특급 좌완투수 모이넬로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이 타구는 한국의 빅이닝 6점으로 연결됐다. 류중일 감독의 문보경을 향한 뚝심이 통했다.

한국은 1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펼쳐진 프리미어12 B조 쿠바전에서 8–4로 이겼다.

문보경. ⓒ연합뉴스 문보경. ⓒ연합뉴스

전날 대만전에서 3-6으로 패배했던 한국은 쿠바전 승리로 대회 전적 1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쿠바는 전날 도미니카전에 이어 2연패를 당하며 슈퍼라운드 진출에 적신호를 켰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 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B조 2위까지 상위 4팀이 겨루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초대 대회 우승, 2회 대회 준우승을 거둔 한국은 이번에도 뛰어난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우선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 진출이 목표다.

사실 이날 류중일호는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전날 대만전에서 패배를 기록한데다 쿠바전에선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 좌완 모이넬로를 만났기 때문이다. 모이넬로는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를 갖춘 NPB 최고 투수였다.

모이넬로는 1회에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2회말에도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 나승엽을 삼진으로 묶으며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빠른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느린 커브 조합에 대표팀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회말 2사 후 타석에 문보경이 들어섰다. 문보경은 2024시즌 가을야구부터 평가전까지 지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에서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흐름이었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은 꾸준하게 문보경을 기용했다.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문보경에 대해 “연습 때는 좋다. 그런데 경기에선 문보경의 타석 때 유독 실투가 오지 않는다”며 문보경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문보경은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모이넬로의 커브를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작렬했다. 모이넬로에게 밀리던 흐름을 완벽히 바꿔놓은 한 방이었다. 문보경 개인으로서는 2024시즌 포스트시즌부터 평가전까지 부진했던 흐름을 깨는 타격이었다.

문보경의 2루타 이후 한국 타선은 완벽하게 폭발했다. 박성한의 좌전 안타, 최원준의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올리더니 홍창기의 볼넷, 신민재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통해 1점을 보탰다. 이어 김도영이 그랜드슬램을 작렬해 순식간에 6-0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2회말 빅이닝을 통해 8–4 승리를 거뒀다.

대만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류중일호. 쿠바전에서도 모이넬로의 이름값에 주눅든 듯 경기 초반 삼진만 3개를 기록고 있었다. 하지만 문보경이 모이넬로를 향한 두려움을 깨는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이후 한국 타선이 무섭게 터졌다. 문보경을 끝까지 믿은 류중일 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문보경. ⓒ연합뉴스 문보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