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딸거에요!"…논술·실기 남은 학생은 '잠시 해방'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정윤주 최윤선 기자 =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서울 시내 주요 거리를 누비며 일상의 자유를 만끽했다.
이날 오후 7시께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대학생들 인파 사이로 앳된 얼굴의 수험생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고교 3학년인 이수민양은 이날 수능을 마친 기념으로 수험생 할인을 받고 귀를 뚫었다고 말했다. 양쪽 귀에는 새로 산 귀걸이가 걸려있었다.
이 양은 "오늘 운전면허 필기시험 책도 사려고 한다. 운전면허를 딸 준비를 해야겠다"고 했다. 표정에는 설렘이 묻어났다.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고 나온 이유리·최희진(18)양은 공포영화를 보러 간다면서 "친구들과 수능 마친 날에 영화를 보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너무 후련하고 앞으로 놀 생각을 하니 설렌다"고 외쳤다.
논술·실기 등이 남아있어 잠깐의 해방을 누리는 수험생도 있었다.
유가은양은 "예체능 계열이라 실기 시험이 남아있어 아직 준비를 더 해야 한다"며 "아직 긴장을 풀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날 홍대입구역 인근에는 마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찰관과 기동순찰대원 10여명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순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수능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담배를 피우거나 성인게임방·술집에 가는 것을 예방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강남역 곳곳에서도 수험생들이 해방감을 누렸다.
재수생 한모씨는 남자친구가 준 꽃다발을 안고 있었다.
한씨는 "남자친구가 대학에 먼저 입학하면서 투정도 많이 부렸는데 수험장까지 마중을 나와줘서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주말에 있는 면접까지 끝내서 내년에는 함께 캠퍼스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 매장에서 만난 이윤지양은 "집에 짐을 풀어두고 평소 갖고 싶었던 운동화를 사러 부모님과 나왔다"며 "쇼핑 후 삼겹살을 먹으러 갈 것"이라고 했다.
이승준군은 사격 게임장을 찾았다. "스트레스도 풀 겸 친구들이랑 평소 지나다니며 보기만 했던 사격 게임을 해보려고 강남역에 왔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황모군은 아직 수능 가채점을 하지 않았다면서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나왔다"고 했다.
강남대로를 따라 자리한 미용실, 피부과, 성형외과 등은 '수험생 할인' 플래카드를 내걸기 시작했다.
'수험생 음료 서비스' 안내문을 붙인 한 찜닭 가게 사장은 "저도 청소년 자식을 둔 부모인지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벤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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