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밤 대표단을 이끌고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다. 올해 두번째 방문으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이후론 처음이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14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면담했으며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장을 만난다.
IAEA가 이란의 60%에 이르는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과 핵시설 사찰 거부 등을 지적한 만큼 그로시 총장은 이란 측에 우려 섞인 경고를 전달하고 외교적 타협점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로시 총장이 제시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 중 하나는 유명무실해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 재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하게 되면서 핵합의 부활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그는 1기 집권시였던 2018년 5월 합의한 절차대로 순조롭게 이행되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 복원해 이란을 고립시키는 '최대 압박' 정책을 폈다.
그로시 총장은 지난 12일 이란 핵문제에 대해 "운신의 폭이 줄고 있다"며 "국제 정세의 긴장이 점점 올라가는 상황에서 이란 정부는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내가 국제사회에 현 상황을 말할 수 있기는커녕 큰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며 "그들(이란)을 돕기 위해 그들이 우리를 어느 정도는 도와야 한다"고 이란에 요구했다.
일각에선 트럼프의 재집권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위협에 맞서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강대강' 대결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이란의 대응을 파악하고 이란 핵위기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그로시 총장이 방문한 목적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AFP통신에 "이란과 서방 정부들 간 상당한 이견을 고려할 때 그로시 총장은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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