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주최 '제1회 미래경제포럼'…"삼성, 여전히 경쟁력 강한 기업"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30여년간 근거리에서 취재해 온 린훙원(林宏文) 대만 금주간(今周刊) 고문은 14일 "대만이 미국의 일자리를 가져갔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린 고문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 주최로 열린 '제1회 미래경제포럼'에 연사로 나서 "TSMC는 오히려 미국의 일자리를 만들어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이테크 전문 저널리스트로, 언론계에 발을 내디딘 첫해에 장중머우(張忠謀·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와 인터뷰하는 등 수십년간 TSMC를 움직이는 유력 인사들을 취재해 온 TSMC 전문가다.
린 고문은 "TSMC가 미국 기업을 위해 좋은 제품, 저렴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제품을 팔 수 있었다"며 "아시아 기업들이 북미 기업을 도와서 핵심적인 제품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북미 기업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 이후 보조금, 관세, 북미 공장 건설 등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이 부분에서 삼성보다 TSMC가 직면한 도전이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갈등 이후 글로벌 기업의 중국 투자가 축소되고 중국이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등 반도체 산업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린 고문은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매우 많은 견제를 받고 있어 자국 시장을 육성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저가 마케팅으로 전 세계를 공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굴기(堀起)하고 수직 통합 모델로 나아가고 있어 삼성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삼성은 TSMC, 엔비디아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은 칩의 제조 과정을 더 복잡하게 하고, 새로운 기술은 산업의 패러다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며 "삼성은 TSMC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성공적으로 납품하고 있는 상황에 압박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언급하고 "복잡해지는 산업 환경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삼성은 여전히 경쟁력이 강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TSMC의 성공 배경에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있다며 "전 세계 반도체 사업은 수직적 통합에서 수직적 분업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보조금 정책, 미국의 관세 조치 등을 나열하며 "정부가 기업을 도와야 하지만, 적절히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 맞춰 린 고문의 책 'TSMC - 세계 1위의 비밀'(생각의힘)도 국내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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