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첫 미래경제포럼 개막…황대일 사장 "대한민국 G7 진입에 힘 보태겠다"
'칩워' 크리스 밀러 교수 등 강연…반도체 산업 50주년 기념 사진전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한지은 강태우 기자 =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첨단 산업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첨단산업 전략을 모색하는 장이 열렸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포스트 미 대선 - 달아오르는 패권 경쟁'을 주제로 '제1회 미래경제포럼'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왕윤종 국가안보실 제3차장과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금융·산업계, 학계, 정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태동 50주년을 맞아 이번 포럼은 반도체를 키워드로 한국 첨단산업 현황과 과제를 조명했다.
황대일 연합뉴스 사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첨단 기술이 경제뿐 아니라 국제 정치와 외교,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정학(技政學) 시대에 살고 있다"며 "첨단 기술은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좌우하는 지상 과제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최강 반도체를 탑재한 대한민국이 주요 7개국(G7) 대열에 하루라도 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모든 취재 역량을 동원해 힘을 보태겠다"며 "국내외 산업전선에서 승전보를 올리는 반도체 역군들의 활약상을 가장 먼저, 가장 상세히 알리는 역할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페루·브라질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왕윤종 차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어 치열한 첨단 산업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는 저력은 결국 '기술력'에 있다"며 "정부는 세계 최고의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도 축하 메시지를 통해 "이번 포럼을 통해 반도체 등 국내 첨단테크 산업의 기회 요인들을 점검하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 우리 첨단산업이 한층 더 진일보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택 차관은 축사에서 "우리 정부는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유례 없이 과감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우리 기업들을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돌덩이를 치우겠다는 말로 정부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루 출장 중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사전 녹화한 영상 축사를 통해 "민·관·학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복잡다단한 공급망 재편과 첨단산업의 투자를 새로운 형태의 방정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으며,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K-반도체 아버지' 강기동 박사도 영상으로 축사했다.
포럼은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장이 진행을 맡았다.
1세션 첫 강연자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지렛대로 사용해 한미 경제 관계와 안보 관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칩워'(Chip War)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는 온라인 강연을 통해 "트럼프 2기에 AI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통제하면서 미래 기술을 좌우할 AI 모델 구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밀러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응해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차별화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과 메모리칩에서 경쟁 우위를 계속 강화해야만 중국 기업에 따라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세션은 '초격차 기술 경쟁과 미래 전략' 주제로 진행됐다.
삼성전자 DS부문 CTO 기술기획팀을 이끄는 김현우 부사장은 "삼성의 인공지능(AI) 시대는 이제 시작"이라며 "우리가 투자한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시스템으로 앞으로 다가올 AI 시대 제품을 생각하면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TSMC를 취재해 온 린훙원 대만 금주간(今周刊) 고문은 "중국이 굴기(堀起)하고 수직 통합 모델로 나아가고 있어 삼성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삼성은 TSMC, 엔비디아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3세션에서는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와 이문태 LG AI연구원 어드밴스드 ML 랩장이 연사로 나섰다.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역임한 신 교수는 "이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 개발이 중요한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며 "기술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느냐도 엔지니어들이 살펴야 하는 세상이 열렸다"고 말했다.
AI 선행 기술과 기계 학습 부문의 전문가인 이 랩장은 AI 부문의 최신 트렌드와 실제 기술을 강연과 함께 직접 시연해 이목을 끌었다.
AP통신을 비롯해 블룸버그, 로이터, 대만 중앙통신, 중국 신화통신, CCTV,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스페인 EFE통신,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 등 세계 유력 언론사들이 포럼 현장을 찾는 등 외신의 관심도 높았다.
행사장 앞에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사진전이 열렸다. 전시에는 사진 40여점 외에도 반도체 웨이퍼 2종과 12나노급 GDDR7, DDR5 RDIMM, LPDDR5X 등이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는 앞으로도 매년 미래경제포럼을 열고 글로벌 경제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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