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영풍이 올해 3분기 초라한 경영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4일 영풍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매출 6567억1135만원, 영업손실 179억원으로 다시 적자전환했다.
이번 실적은 영풍과 MBK가 지난 9월13일 고려아연에 대한 M&A를 선언한 후 처음 발표되는 실적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둘러싸고 향후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의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사의 이번 3분기 실적이 주주들의 주요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066억원, 영업이익 14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3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5% 줄었다.
고려아연측은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과 시설 보수 비용을 반영한 상황에서도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영풍 또한 아연 생산 등 고려아연과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사의 실적이 경영능력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영풍과 MBK측이 이그니오 등에 관한 고려아연측 투자를 문제삼고 있는 상황에서 영풍측의 투자나 경영 성과가 미흡할 경우 고려아연을 인수하겠다는 명분이 크게 퇴색될 수 있단 평가도 있다.
영풍의 핵심 사업인 석포제련소의 경우 각종 환경오염 제재 및 중대재해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평균 58.4%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해 평균 가동률(80% 수준)에 비해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60일 조업정지 확정 판결을 받기도 했다.
석포제련소는 국내 아연 생산 37%를 점유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철강, 자동차 등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영풍측은 조업정지 시행 전까지 생산량을 확대해 고객사에 제공하겠단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주들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양측 경영진의 경영 능력을 비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 13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각종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하며 기관과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