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올해 DB형 퇴직연금 계좌에 담긴 펀드 설정액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금리 인하로 관련 수요 증가가 예상돼 네트워크를 확보한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자금을 지속 유치하겠다. 아울러 종합자산운용사 중 유일하게 직판 플랫폼인 '파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도 진출하겠다."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화자산운용·제이피모간자산운용 2025년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 세미나'에서 차덕영 한화자산운용 연금솔루션사업본부장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한화자산운용은 제이피모간자산운용을 초청해 올해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시장을 전망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제이피모간자산운용코리아가 운용하는 역내펀드를 인수하면서 두 회사가 인연을 맺었으며, 현재까지 전략적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제이피모간자산운용과의 협업을 통해 연금 상품을 운용하는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자평했다.
차덕영 본부장은 "지난달 기준 DB형 퇴직연금 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2배로 증가했다"며 "DB형은 특성상 12월에 집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올 연말 기준으로는 5~6배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리가 하락한 데다 추가 금리 하락도 예상되는 만큼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을 보완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또 한화자산운용의 디폴트옵션 타겟데이트펀드(TDF) 설정액은 지난해 말 452억원에서 지난달 말 1527억원으로 238% 늘어났다. 향후 TDF 및 밸런스드펀드(BF) 추가 라인업을 통해 디폴트옵션 내 연금 상품의 운용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6대 은행에 디폴트옵션 편입을 모두 마쳤는데, 은행권의 디폴트옵션 편입은 허들이 높아 현재 편입된 TDF도 한두 군데 정도다"라며 "연금 규모가 큰 은행권에 초기에 편입된 만큼 꾸준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화자산운용은 향후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서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가 시행되면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향후 일임업자로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IRP 계좌를 보유한 은행, 증권사 등의 퇴직연금사업자에게 RA 알고리즘 및 일임 시스템을 제공해 증권사나 핀테크사 등 일임업이 가능한 주체들과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3년간의 운영을 통해 고객관리, 보안 및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받은 직판 플랫폼 파인(PINE)을 보유하고 있다. 파인 플랫폼의 확장선상에서 일임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역시 자체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화자산운용·제이피모간자산운용 2025년 LTCMA 세미나에서 캐리 크레이그 제이피모간자산운용 글로벌마켓전략가가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자산운용한편, 이날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세미나를 연 제이피모간자산운용은 자산군 전반의 수익률과 위험에 대한 10~15년 종합 전망을 제공하는 LTCMA를 발표했다.
올해로 29년째 발표되고 있는 제이피모간자산운용의 LTCMA는 전 세계 100명이 넘는 업계 최고 수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리서치 애널리스트, 전략가들의 양적·질적 정보를 결합한 연구 결과물로, 이 전망은 19개 기준 통화로 200개 이상의 자산군의 위험과 수익에 대한 전망을 제공한다.
캐리 크레이그 제이피모간자산운용 글로벌마켓전략가는 "주식·채권, 60·40 포트폴리오의 연간 예상 수익률은 6.4%로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장기 평균을 상회할 것이다"라면서 "적극적 운용과 대체자산 편입을 통해 이러한 전망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이피모간자산운용은 주식의 경우 현재의 높은 평가를 감안해 6.7~8.1%, 채권은 10년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연평균 3.9%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하락과 자금 회수 환경이 개선되면서 사모주식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으며, 실물 자산 중에서는 미국의 신흥 지역 등 비핵심(non-Core) 부동산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기침체 위험이 낮게 유지돼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크레딧 채권에 주목하며, 기업이 채권에 대한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낮아지면 스프레드(위험채권과 무위험채권의 금리격차)가 완만해 지면서 이자 수익이 매력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의 경우 중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에 힘입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봤다. 이에 현금 창출력을 감안하면 미국 주식을, 재평가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에는 일본 주식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