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최강자들 주말 7년 만의 평창 월드컵서 스피드 대결

연합뉴스 2024-11-14 15:00:34

베이징 금메달 그로티어·지난시즌 1위 웨스턴 총출동

한국 대표 베테랑 김지수·신예 심형준 메달 도전

크리스토퍼 그로티어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세계 정상급 스켈레톤 선수들이 오는 주말 7년 만에 평창으로 돌아오는 월드컵 무대에서 스피드를 겨룬다.

오는 16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2024-2025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스켈레톤 월드컵 1차 대회가 치러진다.

이어 17일에 2차 대회가 연달아 열린다.

1, 2차 대회 모두 오후 4시에 여자부 경기, 8시에 남자부 경기를 시작한다.

IBSF 월드컵은 한 시즌에 걸쳐 열리는 최고 권위의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회다.

국내에서 IBSF 월드컵이 열리는 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2017년 열렸던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이후 7년 만이다.

크리스토퍼 그로티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치러지는 시즌의 시작점인 대회여서 시속 130㎞를 넘나드는 아찔한 속도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올림픽 티켓의 주인은 2025-2026시즌에 가려진다. 이번 시즌 성적은 올림픽 티켓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다만 2025-2026시즌 월드컵에서 '앞순위'로 레이스를 소화하려면 올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최대한 앞순위에 있어야 갑작스러운 눈 등 기상변화나 돌발 상황에서 자유롭다.

조인호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은 "기후 온난화로 레이스 후반으로 갈수록 트랙에 성에가 끼는 현상이 심해지는 터라 앞순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게 최근의 흐름"이라고 전했다.

매트 웨스턴

한국 남자 대표팀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6위에 오른 30세 베테랑 김지수(강원도청)와 신예 심형준(가톨릭관동대)이 출격한다.

대표팀에서 누구보다 꾸준히 활약해왔으며 참가 선수 중 평창 트랙에 가장 익숙한 김지수는 메달권 성적에 도전한다.

심형준은 2023-2024시즌 북아메리카컵 남자 5, 6차 대회에서 우승한 기대주다. 월드컵이라는 메이저 대회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이스' 정승기(강원도청)는 허리 부상으로 불참한다. 그는 내년 1월 트랙 복귀를 목표로 재활하고 있다.

김지수

여자 대표팀에서는 올 시즌 대표 선발전 1위를 한 홍수정(한국체대)이 출격한다.

남자부 우승 후보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크리스토퍼 그로티어(32·독일)가 첫손에 꼽힌다.

그로티어는 평창 트랙 경험도 많다. 2016-2017시즌 평창에서 열린 월드컵과 평창 동계올림픽에 모두 출전했고, 2020년 2월 열린 인터콘티넨털컵에도 나섰다.

지난 시즌 그로티어를 제치고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한 매트 웨스턴(27·영국)도 우승 후보다. 다만, 웨스턴은 처음으로 평창 트랙을 달리는 터라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지가 관건이다.

월드컵 전초전으로 지난 8~9일 진행된 아시안컵에서는 그로티어가 1, 2차 모두 1위에 올랐고, 웨스턴은 1차 7위, 2차 10위에 머물렀다.

여자부에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한나 데이즈(독일)와 지난 시즌 월드컵 1위 킴벌리 보스(네덜란드), 2위 킴 메일레만스(벨기에)가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아시아 썰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대회인 만큼 반드시 성공리에 개최하겠다는 각오다.

유럽과 북미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봅슬레이·스켈레톤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IBSF의 의지와 평창 트랙, 중국 옌칭 트랙의 올림픽 유산을 활용하려는 한중 썰매계의 바람이 맞아떨어져 이번 '아시아 시즌'이 탄생했다.

평창에서 열리는 1, 2차 대회에 이어 옌칭 트랙에서 3차 대회가 치러진다.

원래 IBSF 월드컵은 스켈레톤과 봅슬레이가 함께 열리지만, 장비 운송 문제 때문에 아시아 시즌엔 스켈레톤 경기만 치른다.

스켈레톤은 장비 무게가 봅슬레이보다 훨씬 가벼워 운송비 부담이 적다.

아시아 시즌의 첫발을 잘 뗀다면 평창 트랙을 아시아 지역 전지훈련, 국제대회 개최의 허브로 키워보겠다는 한국 썰매계의 바람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커진다.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