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우선 과제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꼽혀
"美 대선 이후 금융계 우려 커져…투자 위축 가능성 주시"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해서 기업의 지배구조 규제보다 세제 정비를 통한 투자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9∼30일 국민 1천29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한국경제와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1%가 밸류업을 위한 우선 추진 과제로 '투자 관련 세제 정비'를 꼽았다고 14일 밝혔다.
이어 '퇴직연금 등 연금 수익률 제고'(19.8%), '지배구조 규제 강화'(10.1%) 순이었다.
투자 세제 정비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37.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등 금융투자로 얻은 연간 수익이 5천만원(해외투자는 연간 250만원)을 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 22.0%∼27.5% 과세한다.
국내 증시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폐지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이 응답한 과제는 '장기투자 주주 세제 혜택 신설'(24.5%)이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해외 입법례를 참고해 장기보유 주주에 대해서는 배당 소득세 등을 인하하고 분리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 확대'(22.8%), '배당소득세 인하'(15.6%) 등이 투자 세제 정비 과제로 꼽혔다.
한편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업종으로는 금융업(38.4%), 서비스업(31.5%), 제조업(30.1%) 순으로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 경제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지정학적 리스크로는 미국 대선(34.2%), 남북관계 경색(32.8%),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17.1%), 미중 갈등(12.2%), 이스라엘·중동전쟁(3.7%) 등이 언급됐다.
대한상의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금융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미국 대선 이후에 줄어들고 있다"며 "제도권 증시에서 가상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우려까지 겹치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최근 지배구조 규제가 밸류업의 정답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와 규제 정비를 더 중시하고 있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자본시장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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