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에 참호 건설 활동 징후 포착…유엔, 우려 표명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맞닿아 있는 골란고원의 완충지대를 따라 참호를 구축하고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완충지대를 침범하는 이 같은 활동이 50년간 이어져 온 시리아와의 휴전협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유엔은 최근 이스라엘이 골란고원 일부 지역에서 참호 건설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골란고원은 동쪽으로는 시리아, 서쪽으로는 이스라엘, 남쪽으로는 요르단, 북쪽으로는 레바논과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의 영토였던 골란고원을 점령했고, 이후로 실효적으로 지배해왔다.
유엔은 1974년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휴전협정에 따라 이 지역에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유엔휴전감시군(UNDOF)을 주둔시켜왔다.
그런데 최근 확보된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완충지대를 따라 지난 몇 달간 새로운 참호가 구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도 마즈달 샴스 마을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유엔휴전감시군은 일부 참호가 완충지대를 침범했고, 이스라엘군 차량과 병력도 완충지대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1974년 분리 협정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리아 당국도 강력히 항의했다고 전하며 이스라엘의 이 같은 행동이 이 지역의 긴장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란 대리 세력의 침투를 막기 위한 차원이며 휴전 협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인 나다브 쇼샤니 중령은 BBC와 인터뷰에서 "IDF는 이스라엘 영토 내에서 테러 침공이 불가능하도록 국경을 방어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며 이 문제와 관련해 유엔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도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기·병력 반입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레바논과 접경한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 인근의 쿠사이르의 기반 시설을 폭격해 시리아 정부군 10여명이 다치는 등 시리아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은 올해 들어서만 148차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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