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준비 날아가 아쉬워"…'경험 삼아' 1교시만 치르기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장보인 이율립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서울의 일부 고사장에선 시험을 다 마치기 전에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서초구 반포고에서는 2교시 시작 전인 오전 10시 24분께 한 학생이 "부정행위가 적발돼 퇴실 조처됐다"며 시험장에서 나왔다.
이 학생은 "1교시 국어 시간에 책상 서랍에 사회탐구 노트를 넣어둔 게 걸렸다"며 "소지품을 제출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는데도 까먹고 말았다"고 말했다.
재수생이라는 그는 다소 무덤덤한 얼굴로 "그다지 열심히 공부한 건 아니었지만 1년간 준비한 게 날아가서 아쉽다"며 "수시 위주로 입시 전략을 짜야 할 거 같다"고 했다.
앞서 이 학교에선 이미 수시에 합격한 학생 한 명이 1교시 시작 전 하교하기도 했다.
환자복을 입고 발에 깁스를 한 채 시험장에 온 이유찬(19)군은 "교통사고로 입원 중인데, 그래도 남자라면 한 번 와봐야죠"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가 20여분 후 퇴장하며 "포기각서를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험 삼아 수능에 응시한 뒤 1교시를 치르고 나오는 학생들도 있었다.
종로구 경복고에서 시험을 본 김모(20) 씨는 "원래 진로가 정해져 있다"며 "유학을 가기 전에 경험 삼아 시험을 쳐봤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마찬가지로 일본 유학을 앞두고 있다는 최모(18) 군은 "생각보다는 분위기가 살벌하지 않았다"며 "이제 수험생 할인을 받으러 갈 생각이다. 친구와 수험표를 들고 영화를 보러 갈 것"이라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함께 나온 축구부 최모(18) 군은 "그냥 다른 때와 다르지 않게 모의고사 치는 느낌"이었다며 "시험을 치고 나오니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 끝나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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