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바이든 대선후보 사퇴 연결지으며 '트럼프 승리 원했나' 농담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약 4년 만에 백악관에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맞이하자 보수층에서 '트럼프의 승리가 기쁜 것 아니냐'는 식의 뒷말과 농담이 줄을 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현직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을 백악관에 초청해 순조로운 정권 인수를 다짐하는 전통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는 최선을 다해 돕겠다면서 백악관 귀환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고마움을 표하며 화답했다. 대선 기간 서로 거친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사퇴해야 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을 반기는 것 아니냐는 보수층의 게시물이 속출했다고 미 폭스뉴스가 전했다.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며 후보직을 내려놓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전직 참모 링크 로렌은 엑스(X·옛 트위터)에 "바이든이 최고로 행복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보수성향 매체 트렌딩 폴리틱스 공동대표 콜린 러그도 엑스에 "바이든이 이렇게 행복해 보인 적이 없다"고 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였던 숀 파넬은 "미국 대부분이 지금 짓고 있는 웃음을 바이든도 공유한다. 바이든을 포함해 모두가 트럼프의 백악관 귀환에 들떠 있다"는 농담을 던졌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찍었을 것이라는 식의 게시물도 잇따랐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과의 백악관 회동이 취재진에 공개된 약 30초간 바이든 대통령은 웃음을 띤 얼굴이었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간단한 인사가 끝나고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질 때는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전통에 따라 백악관의 새 주인을 초청해 환대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보수층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 사퇴와 연결해 나름의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회동이 취재진에 공개된 29초 동안은 적어도 화기애애했으나 이후 2시간 동안 이어진 비공개 회동 중에 한 고위 참모가 "힘든 날이다"라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로서는 '이럴 줄 알았지' 하는 정치적 부활의 의기양양한 순간이었고 바이든과 참모진에게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싶은 암울한 날이었다"고 짚었다.
4년 전 백악관의 주인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은 전통을 깨고 바이든 당시 당선인을 초청하지 않았다.
폭스뉴스는 지난 11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해리스 부통령을 차갑게 대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고도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옆자리에 앉았는데 질 여사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남편의 대선후보 사퇴에 대한 앙금이 남아 후보직을 넘겨받은 해리스 부통령을 쌀쌀맞게 대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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