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알려진 금액보다 2배 가까이 많아…계정도 11개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대선 예측 베팅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큰돈을 벌어 유명해진 익명의 도박사가 당초 알려진 돈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8천500만 달러(약 1천195억4천400만원)를 번 것으로 전해졌다.
갖고 있는 계정도 4개가 아니라 11개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고래'(Trump whale)라는 별명을 가진 이 도박사가 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자신의 폴리마켓 계정 7개를 추가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베팅해왔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마켓은 가상화폐 기반의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로,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대통령 선거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프랑스 플랫폼으로, 미국인은 폴리마켓을 직접 이용할 수 없다.
이 도박사의 계정명 중 하나는 '프레디 9999'이지만, 익명을 보장하는 규정에 따라 업계에서는 '트럼프 고래'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트럼프 승리에 거액을 자신 있게 베팅해왔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인널리시스의 조사에 따르면 이 도박사의 폴리마켓 계정은 모두 11개다. 10월에 7개가 새로 만들어졌다. 베팅에 따른 수익도 당초 알려진 4천800만 달러(약 674억8천320만원)보다 훨씬 많은 8천5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베팅한 금액은 모든 계정에 걸쳐 7천만 달러를 넘는다.
폴리마켓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상위 20위 계정에 '트럼프 고래'의 계정 11개가 모두 포함돼 있다.
신원이 밝혀지는 것을 꺼린 이 도박사는 언론매체와 접촉하지 않아왔지만 보도가 이어지자 결국 WSJ 기자와 이메일을 주고받게 됐으며, 화상으로 대화에도 나섰다.
자신을 '테오'라고 부르는 그는 계정을 새로 만들었으며, 총수익이 약 8천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인정했다. 그의 계정명 하나도 '테오4'다.
그는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언젠가 신원이 공개될 경우 사생활에 미칠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베팅 규모를 줄여서 말했다"고 밝혔다.
또 베팅은 혼자서 했으며 베팅 자금은 직접 조달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충분히 돈이 많고 내 분석에 자신이 있었다"면서 "더 이상 추가할 말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이 모든 것에 조금 지쳤다.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또 자신이 프랑스 시민권자로 여러 은행에서 트레이더로 일했으며 이전에 미국에 거주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폴리마켓 측의 설명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선거 후 프랑스 규제 당국은 폴리마켓이 프랑스 도박법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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