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사도 한마음 응원…두고 간 신분증 챙겨오거나 "빨리 뛰어가" 호령도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김동민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경남에서는 수험생들이 부모와 친구들의 응원 속에 비교적 차분하게 시험장 입실을 마쳤다.
이날 오전 7시 30분을 전후해 창원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는 백팩을 멘 채 손에 수험표, 도시락 가방을 든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모님의 배웅 속에 시험장에 도착한 한 수험생은 "아빠가 긴장하지 말고 잘 치라고 하셨다"며 종종걸음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편한 차림으로 친구들과 함께 시험장에 입실하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수험장 주변을 찾은 부모들은 자녀가 시험장에 입실한 뒤에도 한동안 학교를 쉽게 떠나지 못한 채 마음속으로 응원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막내딸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뒤에도 시험장 주변에 머무르던 학부모 여모 씨는 "이름이랑 수험번호부터 잘 적고, 잘 풀고 나오라고 했다"며 "엄마가 여기 있으니 긴장하지 말고 잘 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모(49) 씨는 아내와 함께 시험장까지 걸어와서 첫째 딸을 응원했다.
정씨는 "잠을 좀 설친 거 같긴 한데 대체로 잘 잔 편"이라며 "딸에게는 편하게 시험 보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 엄마는 딸이 두고 간 신분증을 부랴부랴 챙겨 입실 시간을 단 5분 남겨둔 채 시험장 정문으로 다시 들어오기도 했다.
입실 마감시간(오전 8시 10분)을 4분 넘긴 뒤 "내려! 빨리 뛰어가!"라는 엄마의 호령을 듣고 시험장에 입장한 수험생도 있었다.
마산여자고등학교에서도 수험생들이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차례로 입실했다.
함안칠원고 하시현 영어 교사와 해당 학교 2학년 학생들은 마산여고에서 시험을 보는 같은 학교 수험생들에게 생수와 핫팩을 건넸다.
하 교사는 "우리 제자들이 3년간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시로 대학에 합격한 박지민(18·성지여고 3학년)양은 이른 아침부터 찹쌀떡과 쿠키를 챙겨 수능을 보는 친구를 응원하고 격려했다.
찹쌀떡 등 선물을 받은 친구는 "눈물 날 것 같다. 시험 잘 보고 올게"라고 답했다.
경남지역 수험생들은 이날 도내 101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이날 창원중앙여고에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응원과 덕담을 건넸다.
박 교육감은 "날씨가 따뜻해 다행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수능을 잘 칠 수 있게 우리 모두가 배려해야 할 것"이라며 "시험 이후에도 좋은 대학·학과를 찾아 진학할 수 있게 교육청과 학교가 잘 컨설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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