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평소 하던 대로만"…울산 수험생들 격려 받으며 시험장으로

연합뉴스 2024-11-14 11:00:15

포근한 날씨·차분한 분위기 속 입실…교통사고에 순찰차 도움 받기도

따뜻한 응원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김용태 기자 = "시험 끝나고 나오는 우리 딸 꼭 안아줄래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울산에서는 수험생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각 시험장으로 입실했다.

울산 제28지구 제23시험장이 마련된 울산여자고등학교에는 오전 6시 30분께부터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울산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로 예보된 가운데 수험생들은 두꺼운 외투나 담요 없이 편안하고 가벼운 옷을 입었다.

수험생들은 교문 앞에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입실하거나, 가족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으며 교문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험생과 교문 앞까지 함께 온 학부모들은 자녀를 꼭 안아주며 "긴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 대로만 하고 와"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한 학부모는 차에서 내리는 딸을 향해 "파이팅!"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곧장 돌아가지 않고 자녀가 들어가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거나 손을 흔들며 한참 동안 지켜봤다.

학부모 김영곤(48)씨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도 수능을 담담하게 잘 준비한 딸이 대견하다"며 "시험장에 들어갈 때 안아주지 못했는데 끝나고 나오면 수고했다고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성기환(52)씨는 "시간 배분을 잘해서 어려운 문제는 붙잡고 있지 말고 마지막에 풀라는 얘기를 해 줬다"며 "수능 이후에도 준비할 것들이 많지만, 다 끝나고 나면 딸을 데리고 함께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잘 치고 와'

코로나19 유행 전까지 있었던 시험장 앞 후배들의 응원전은 올해도 마찬가지로 열리지 않았다.

대신 이날은 김두겸 울산시장과 10여명의 시청 직원이 찾아와 응원 문구가 적인 손팻말을 들고 입실하는 수험생에게 격려를 보냈다.

또 학교 배움터 지킴이가 입실하는 학생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기도 하고, 한 학교 교장 선생님이 홀로 손팻말을 들고 응원하기도 했다.

수험생 응원에 나선 이경숙 신선여고 교장은 "학생들이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는데 목표를 꼭 이룰 수 있길 바란다"며 "시험 결과에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칭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도 남구 신정고 앞을 찾아 "모든 게 다 잘될 거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수험생을 응원했다.

올해도 경찰 도움을 받아 시험장으로 가는 사례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 15분께 중구 복산삼거리에서 수험생이 탄 차량이 교통사고가 났다는 신고가 112상황실로 들어왔다.

경찰은 순찰차를 현장으로 보내 해당 수험생이 시험을 칠 수 있는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2㎞가량 떨어진 시험장으로 수송했다.

입실 시각이 코앞인 오전 8시 1분께는 중구 북정사거리에서 "지각할 것 같다"는 수험생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역시 순찰차를 보내 해당 수험생을 1㎞가량 떨어진 시험장으로 급하게 데려다줬다.

울산경찰청은 이날 수험생 이송, 교통 방해 차량 이동 등 총 6건을 처리했다.

울산에서는 올해 1만638명이 수능에 응시하며, 수능 시험장은 일반시험장 26곳과 병원 시험장 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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