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퇴비 제품에 가격·품질 경쟁력 밀리면서 사업성 악화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낙엽을 재활용해 친환경 퇴비를 만들던 충북 제천시가 내년 이후에는 이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
2013년 이 사업을 전국 처음으로 선보여 많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가격·품질 면에서 민간 퇴비 제품에 뒤지고 수요도 많지 않아서다.
14일 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산불 예방과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 양질의 퇴비 확보를 위해 낙엽을 걷어 퇴비로 활용하는 낙엽 수매사업을 벌이다가 2018년부터는 친환경 유용 미생물(EM)을 활용해 퇴비를 생산하는 '낙엽 수매 및 산림부산물 이용 활성화 사업'을 선보였다.
제천산림조합과 손을 잡고 시민들이 도로변 낙엽을 자루에 담아오면 보상으로 1㎏당 300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낙엽을 모았다.
수매한 낙엽을 3년가량 썩힌 뒤 톱밥과 EM을 섞어 만드는 친환경 퇴비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한 것은 2021년부터다.
낙엽 퇴비는 4ℓ, 10ℓ, 20ℓ, 1t 단위로 생산해 일반 가정에서 정원용, 분갈이용, 텃밭 퇴비 용도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2018년 302t, 2019년 313t, 2020년 190t, 2021년 175t, 2022년 207t의 낙엽을 사들여 친환경 퇴비를 만들었지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고른 품질의 퇴비를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따랐고, 무엇보다 민간의 농업용 퇴비 제품보다 가격이 비쌌다.
현재 포대당 가격은 4ℓ 2천원, 10ℓ 4천800원, 20ℓ 9천500원, 1t 45만원이다.
이 때문에 낙엽 퇴비 대부분 읍·면·동의 '꽃길 가꾸기' 사업 정도에만 쓰였다.
시는 사업성이 악화하자 낙엽 수매 자체는 지난해 중단했다.
낙엽 퇴비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t짜리 51포대와 20ℓ짜리 6천720포대를 생산했다. 10ℓ와 4ℓ짜리 포대는 수요가 없어 아예 만들지 않았다.
시는 "20리터 1포대를 기준으로 민간 퇴비 제품보다 2천∼4천원 비싸다"며 "사업성 등 문제로 내년까지만 친환경 낙엽 퇴비를 생산하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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