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승선객 비중 낮아 당장 효과 없어"…지자체·업계는 마케팅 노력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중국 정부가 한국인 비자를 면제했지만, 한중 여객선에는 아직 별다른 영향이 없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찾아간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였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일부터 한시적으로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으나 한중 국제여객선(카페리)이 오가는 이곳은 한산하기만 했다.
당일 오후 중국행 여객선 2척이 출항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따금 중국인 탑승객들만 터미널 4층 출국장으로 향했다.
오후 6시 30분 출항한 중국 웨이하이행 여객선은 승객 정원이 720명에 달하지만, 탑승객은 80명에 불과했다. 비슷한 시간대 인천항을 떠난 중국 스다오행 여객선의 정원 대비 탑승률도 10%에 그쳤다.
평소 한중 여객선을 이용하는 한국인이 적다 보니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에도 당장 별다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해운업계는 설명했다.
한중 여객선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나 보따리상들이 주로 이용하고 개별 한국인 관광객의 이용 비중은 낮다.
한중 여객선은 운항 시간이 14∼24시간에 달하고 운임도 10만원대(편도 기준)로 항공기에 비해 저렴하다고 보기 어려워 한국인 관광객들은 이용을 꺼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중국행 한국인 탑승객이 많아진 항공업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중 여객선 선사 관계자는 "전체 승선객 중 한국인 비중은 10∼20%로 많지 않아 무비자 조치 이후 큰 변화가 없다"며 "개별 한국인 관광객은 드물고 가끔 회사 임직원이나 동호회 회원 등 단체여행객들이 여객선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중국인마저 자국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여객선을 많이 이용하지 않다 보니 전체 승객 수도 예년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웨이하이·스다오 등 6개 도시를 잇는 한중 여객선의 지난달 이용객은 2만9천768명(잠정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의 43%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1∼10월 한중 여객선 누적 이용객 31만6천775명은 2019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다.
한중 여객선은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1월 운항을 중단했다가 3년 7개월 만인 지난해 8월부터 여객 운송을 재개했다.
또 다른 한중 여객선 선사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는 올해 6월 대폭 감소한 뒤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 세관이 중국인 보따리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뒤 상인 승객들도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도 중국 측 조치에 맞춰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만약 양국 간 상호 호혜적 조치가 있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PA 관계자는 14일 "지방자치단체·인천관광공사와 합동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여행사를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하는 등 여객선 이용객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사와 협의해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른 프로모션을 추가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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