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대만이 천신만고 끝에 2023년 4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설했다. 타이베이 돔구장이 그 주인공이다. 3만석 규모의 구장도 없는 KBO리그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런데 타이베이 돔구장에서 물이 샜다. 타이베이돔에 충격적인 비밀이 존재했다.
타이베이 돔구장. ⓒ연합뉴스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대만과 프리미어12 B조 첫 경기를 펼쳐 3-6으로 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 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B조 2위까지 상위 4팀이 겨루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초대 대회 우승, 2회 대회 준우승을 거둔 한국은 이번에도 뛰어난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우선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 진출이 목표다.
하지만 대만에 패배한 류중일호는 1패를 안고 조별리그를 출발하게 됐다. 2위 경쟁팀으로 꼽히던 대만에게 무너지면서 슈퍼라운드 진출의 적신호가 켜졌다. 선발투수 고영표의 2이닝 6실점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은 패배했지만 반대로 홈팀 대만은 달콤한 승리를 거뒀다. 타이베이돔을 가득 채운 만원관중들은 뜨거운 응원 열기를 뿜어내며 승리를 만끽했다. 그런데 이날 관중 숫자는 3만3000명이었다.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인데 7000명이 증발됐다.
이유는 누수 때문이었다. 타이베이 돔구장은 폐쇄형 돔구장인데도 불구하고 물이 새는 누수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실 공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날 경기에서도 경기장 곳곳에서 미세하게 누수 현상이 발견되는 곳들이 있었다. 결국 누수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들을 판매했고 3만3000석까지만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홍창기는 12일 타이베이돔 첫 훈련에서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 관중석까지 보니) 잠실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타격을 해보니 (그라운드) 크기는 잠실야구장과 비슷한 것 같다. 조명이 얇다보니 공이 조명에 들어가도 금방 나왔다"며 "잠실야구장은 2만3000석 정도 되지 않나. (추후 건설될) 잠실 돔구장도 (타이베이돔 정도의 규모로) 지어지면 좋을 것 같다"고 타이베이돔을 극찬했다.
실제로 타이베이돔은 규모 뿐만 아니라 천장도 검은색과 철골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뜬공을 잘 구분할 수 있다. 흰색 일체형 천장으로 인해 뜬공을 구분하기 힘든 도쿄돔과 큰 차이를 보인다. 회색 천장인 고척스카이돔보다도 나은 모습이다. 라이트에 공이 들어와도 금방 타구가 다시 보이는 특징을 지녔기도 하다.
더불어 타이베이 돔은 검은색 천막을 관중석으로 가는 길에 설치해 놓았다. 이로 인해 관중들이 좌석에 앉았을 때 더욱 웅장하고 특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규모와 디자인, 관중들의 편의성까지 다 만족한 구장이다.
그런데 물이 샌다. 돔구장이라는 이름값과 어울리지 않는다. 모든 걸 갖춘 듯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미흡한 타이베이 돔구장이다.
타이베이 돔구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