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예술단, 'K컬처시리즈' 발표…내년 '심청' 선보일 계획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이 전통 창작 공연 브랜드 'K컬처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내년 1∼2월 '소춘대유희'를 선보인다.
소춘대유희(笑春臺遊熙·The Eternal Troupe)는 1902년 우리나라 최초의 옥내 극장인 협률사 무대에 오른 첫 근대식 유료 공연 '소춘대유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궁중정재(궁중잔치에서 공연되는 악기연주·노래·춤으로 이루어진 종합예술), 민속춤, 판소리, 타악, 버나놀이(접시를 돌리는 민속놀이) 등 연희의 다양한 요소들을 함께 펼친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13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예술단이) 연희전문단체로서 연희를 보여주려는데, 소춘대유희가 딱 맞았다"며 "춤은 궁중정재부터 시작해 민속춤, 타악춤까지 다 아우르고 있고 연희는 풍물과 사물, 버나놀이, 줄타기까지 우리가 가진 전통의 연희를 다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공개된 공연은 '웃음이 만발하는 무대'라는 의미의 '소춘대'처럼 관객의 "광대뼈를 올리는" 전통 예술의 '종합 선물 세트'였다.
공연은 소리꾼 이봉근이 분한 예술단장 순백이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순백이 마치 관객에게 말을 걸듯 본격 시작을 알리면 막이 오른다.
순백이 이끄는 예술단원들이 아박과 향발 등을 들고 춤을 선보이며 리허설을 한다. 아박은 공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전통 악기로, '소춘대유희'의 시작을 공표하는 셈이다.
그러던 중 알 수 없는 기운이 극장을 감싸고 100년 전 예인들이 시공간을 뚫고 나타난다. 이후 그들이 펼치는 우리 전통 예술의 다양한 장르들이 순차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탈을 쓴 예인들의 춤, 순백과 아이(최슬아 분)의 합동 판소리, 풍물놀이, 외줄 타기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지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판소리 명창 이동백의 대화를 재현하고 스크린을 통해 노래·춤의 배경이 되는 무대를 꾸민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예술단은 이날부터 나흘간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관객 반응을 살핀 뒤 '소춘대유희' 정식 공연을 내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외국인 관객을 위한 영문 자막 서비스와 외국어 안내 자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 예매 서비스 등도 준비하고 있다.
예술단은 'K컬처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심청'을 개발해 내년에 선보이는 등 전통 공연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다. 내년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K컬처시리즈 공연도 펼친다.
정 대표는 "내년에 해외 공연 예산이 잡혀 있고 여러 곳과 조율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공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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