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했지만 ‘간판타자 김도영’ 확인했다… 날카로운 창 획득한 류중일호[초점]

스포츠한국 2024-11-13 22:26:21

[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대만에게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새로운 간판타자 김도영의 날카로운 방망이를 확인했다. 김도영의 활약을 통해 희망을 발견한 류중일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프리미어12 B조 첫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김도영. ⓒ연합뉴스 김도영. ⓒ연합뉴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 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B조 2위까지 상위 4팀이 겨루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초대 대회 우승, 2회 대회 준우승을 거둔 한국은 이번에도 뛰어난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우선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 진출이 목표다.

하지만 대만에 패배한 류중일호는 1패를 안고 조별리그를 출발하게 됐다. 2위 경쟁팀으로 꼽히던 대만에게 무너지면서 슈퍼라운드 진출의 적신호가 켜졌다. 선발투수 고영표의 2이닝 6실점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었다. 3번타자 김도영이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2사 후 첫 타석에 나선 김도영은 좌완 선발투수 린위민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잘 맞은 타구를 생산했다.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흐르면서 아웃됐지만 훌륭한 타격이었다.

타격감을 조율한 김도영은 0-6으로 뒤진 4회초 1사 2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엔 린위민의 투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뽑아냈다. 엄청난 타구속도를 자랑하는 타구였다.

기세를 탄 김도영은 6회초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냈다. 이 과정에서 우익선상을 살짝 벗어나는 2루타성 타구를 만들기도 했다. 김도영은 이후 2루를 훔치며 빠른 주력도 보여줬다. 이후 8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김도영의 이날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 1볼넷. 매 타석 정타를 생산했을 정도로 뛰어난 타격을 뽐냈다.

김도영. ⓒ연합뉴스 김도영. ⓒ연합뉴스

김도영은 이번 대회 최고 기대주였다. 2024시즌 KBO리그에서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지난 8월15일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최소경기(111경기) 30홈런-30도루도 달성했다. 1,2년차 시즌과 비교한다면 비약적인 성장이었다.

▶김도영의 KBO리그 1,2,3년차시즌 정규리그 주요 타격 성적

2022시즌 타율 0.237 3홈런 13도루 19타점 37득점 OPS 0.674 2023시즌 타율 0.303 7홈런 25도루 47타점 72득점 OPS 0.824 2024시즌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OPS 1.067

하지만 김도영이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이름값을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KBO리그에서 역대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최정은 국제대회마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태극마크를 달고 부담감을 견뎌내야 하는 무대기에 의외성이 크다.

하지만 김도영은 프리미어12 대만과의 경기에서 맹타를 보여주며 한국 대표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냈다. 모두의 기대를 충족한 활약을 보여줬다.

대만의 주장 천제시엔은 1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인상깊은 선수는 김도영이다. 김도영이 타격하는 법을 계속 연구했다”고 밝혔다. 김도영은 대만전 맹타로 이름값을 증명했다. 단 한 경기만에 류중일호 최고의 창임을 증명한 김도영이다.

김도영. ⓒ연합뉴스 김도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