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국 공식 응원단의 응원을 막은 대만이 홈, 원정 응원단석을 모두 점령했다. 한국 관중들은 3루쪽 내야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을 펼쳤지만 대만의 일방적인 응원에 속수무책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프리미어12 B조 첫 경기에서 3–6으로 졌다.

홈 방면 응원단석을 사용하는 대만 응원단.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 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B조 2위까지 상위 4팀이 겨루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초대 대회 우승, 2회 대회 준우승을 거둔 한국은 이번에도 뛰어난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우선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 진출이 목표다.

하지만 대만에 패배한 류중일호는 1패를 안고 조별리그를 출발하게 됐다. 2위 경쟁팀으로 꼽히던 대만에게 무너지면서 슈퍼라운드 진출의 적신호가 켜졌다. 선발투수 고영표의 2이닝 6실점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패배도 아쉬운데, 한국 공식 응원단은 3루쪽 응원단석에서 응원을 펼치지 못하면서 씁쓸함을 남겼다. 조별리그 개최국 대만이 자리 부족이라는 이유로 한국 공식 응원단에 응원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래 대만, 일본, 쿠바전 응원을 요청했다. 그런데 대만 측에서 대만전엔 준비된 자리가 없다고 전해왔다"고 전했다. 대만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영어, 한국어 통역 없이 중국어 통역만 구사해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응원단마저 가로막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1루측 원정응원단석을 사용하는 대만 응원단.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경기가 시작되니 대만 응원단은 3루측 홈 관중석 외에도 1루측 원정 관중석에도 치어리더들을 배치했다. 이로 인해 1루쪽 관중석에 모인 한국팬들은 공식 응원단 없이 응원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들을 병풍처럼 만들고 대만의 잔치로 꾸몄던 조별리그 개초기국 대만. 타이베이돔에서도 홈경기라는 이유만으로 본인들만의 잔치를 진행했다. 모두가 어우러지는 국제대회의 모습은 없었다. 대만 전국체전처럼 보였던 타이베이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