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펜스에 있는 노란선을 맞고 그라운드로 타구가 들어왔다. 명백하게 담장을 넘지 않았지만 심판은 비디오판독 끝에 이를 홈런으로 번복했다. 프리미어12 심판진과 대회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7회초 담장을 맞고 나오는 나승엽의 타구. ⓒSPOTV PRIME 중계화면 캡쳐한국은 13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대만과 프리미어12 B조 첫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한국은 이날 2회말 고영표의 난조로 무려 6실점을 내주며 힘겹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고영표는 2회말 천천웨이에게 만루포, 천제시엔에게 투런포를 맞고 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한국은 4회초 김도영과 박동원의 1타점 적시타로 2-6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 타선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 그러자 류중일 감독은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휘집을 대신해 나승엽을 투입했다.
나승엽은 대만 천관웨이의 2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를 만들었다. 최초 판정은 2루타. 한국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영상에서는 나승엽의 타구가 담장 위에 있는 노란색 부분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심판은 이를 홈런으로 선언했다.
일반적으로 노란선을 맞고 담장을 넘어가면 홈런으로 선언한다. 하지만 나승엽의 타구는 그라운드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프리미어12 규정집에는 홈런과 관련한 특별한 규정은 없었다.
올해 대만 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와 웨이취안 드래곤스와의 맞대결에서도 이와 비슷한 판정이 한 차례 있었다. 그때 역시 심판은 홈런을 선언했다. 하지만 당시 홈런으로 실점을 허용한 푸방 가디언스 감독은 이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는 곧 이번 홈런 판정이 로컬룰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사실 국제대회에서 로컬룰을 적용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결과적으로 대회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판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