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52만 수험생 수능…"쫄지 말자!" "찍은 것도 다 맞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김준태 최윤선 기자 = "긴장이 잘 안됐는데, 수험표를 받으니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중앙고등학교에서 수험표를 받아 든 최희성 군이 다소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최 군은 "1년 동안 어머니가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신 만큼 좋은 성적을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같은 반 연선웅 군은 "마지막에 열심히 공부했으니 오히려 떨리지 않는다"며 "공부한 대로만 성적이 나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 학생들은 서로의 고사장을 확인하며 탄성을 터뜨렸다. 친구들과 다른 고사장에 배치된 한 학생은 점심 식사를 같이할 '밥 친구'를 걱정하며 웃었다.
학생들 손에는 과자봉지가 들려있었다. 담임 교사 금건우 선생님이 응원 메시지를 담아 직접 만든 선물이었다.
3년 연속 '고3 담임'을 맡았다는 금 선생님은 "수험표를 나눠주면 저도 같이 긴장된다"며 "1년간 공부한 것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오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수험표를 받아 든 학생들이 예비소집을 위해 학교 본관 정문으로 나서자 길게 깔린 '레드카펫'이 이들을 반겼다.
레드 카펫 주변에는 교사와 후배들이 도열했다. 학교 응원가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수험생들은 잠시 긴장을 내려놓고 활짝 웃으면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응원전 모습을 담았다.
1학년 김민호 군은 "3학년이 돼 이런 응원을 받으면 즐겁고 힘이 될 것 같다"며 "응원을 받은 선배들이 재수하지 않고 당당히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수험표 배부가 이뤄진 서울 성동고 성수고 교실에서는 후배들이 만든 응원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상 속 선생님들은 "쫄지 말자!", "금요일에 밝은 얼굴로 다시 만나자"고 외쳤다. 담임 선생님들의 응원을 본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오시온 양은 "딱히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응원 영상을 보니 울컥하고 떨린다"며 "찍은 것까지 무조건 다 맞는다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노의현 군은 "지난 1년간 잠도 부족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친구들이 큰 힘이 됐다"며 옆에 있던 친구의 등을 두드렸다.
수능을 치를 성수고를 미리 찾은 학생들도 있었다.
광진구 동대부여고에 재학 중인 안소민 양은 "시험장이 집에서 조금 거리가 있어서 오전에 미리 와 봤다"며 긴장된 목소리로 각오를 다졌다.
2025학년도 수능에는 총 52만2천670명이 지원했다.
재학생이 34만777명(65.2%), 졸업생이 16만1천784명(31.0%), 검정고시 등 출신이 2만109명(3.8%)으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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