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갈라지는 '기적' 체험 무인도…텐트 알박기·사슴 개체수 증가는 개선 과제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선착장에서 배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나오는 소쿠리섬.
지형이 소쿠리를 닮아 이런 이름이 붙은 이 무인도가 캠핑족과 나들이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창원시에 따르면 10만8천612㎡ 면적에 남북 길이가 약 250m, 동서 너비가 500m 정도인 소쿠리섬에는 평일 20∼30명, 주말 150∼200명이 방문한다.
여름 휴가철에는 방문 인원이 배로 뛴다.
인스타그램에는 '소쿠리섬'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1만건 가까이 올라와 있고, 이곳에서 캠핑을 즐겼다는 네이버 블로그 후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섬이 이토록 인기를 끄는 까닭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 하루 14회 정기 운영되는 배편 등 캠핑족을 비롯한 나들이객을 매료시킬 요소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해수면이 낮아지는 간조에는 섬 동남쪽에 위치한 곰섬(웅도)까지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어 어린이 교육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특별한 점은 또 있다.
동물원이 아니면 도심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사슴도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창원시 출범 이전인 2007∼2008년 옛 진해시에서는 소쿠리섬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섬에 10여마리 정도의 사슴을 풀어 놨다.
이후 개체수가 불어나 현재 30여마리 사슴이 이곳에 방목 형태로 살고 있는데 캠핑족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는 소쿠리섬 인근에서 헤엄을 치는 생소한 사슴 영상이 게시돼 1천개가 넘는 공감 표시를 받았다.
거제에 사는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지인이 소쿠리섬 사슴이 유명하다고 해 최근 연인과 함께 찾아 데이트했다"며 "사슴뿐 아니라 경치가 워낙 좋아서 한 번쯤 가볼 만한 곳 같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고 진해구 대표 나들이 성지로 거듭난 소쿠리섬이지만 그만큼 문제도 생겨났다.
경관을 헤치는 캠핑족 텐트 알 박기나 인근 마을 사슴 출몰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창원시에서는 소쿠리섬 부지를 나눠 소유하고 있는 국방부 등과 협의해 텐트 알 박기 문제를 해결하고, 사슴 출몰 방지를 위해서도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캠핑족 텐트 무단 방치 등을 관계당국과 논의해서 개도하고, 더는 사슴 개체 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중성화 수술을 추진하는 등 시민 불편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jjh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