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수주 목표 달성률 57∼76% 수준…연말 물량에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수주 확보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만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달성한 가운데 수주 물량이 집중된 연말이 추가 수주를 확보할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13일 연합뉴스가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올해 수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주액을 공개한 8개 건설사 중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만 올해 목표치를 달성했다.
GS건설의 올해 3분기까지 수주액은 12조9천608억원으로, 연초 제시한 수주 목표치 13조3천억원의 97%에 해당한다.
GS건설은 이달 들어서도 서울 송파구 마천3구역 재개발 사업(1조142억원), 서대문구 가재울 7구역 재개발사업(3천682억원), 충남 서산 수소화 식물성 오일 공장 건설공사(7천142억원), 호주 도시순환철도 지하철 터널 공사(5천205억원) 등을 잇달아 수주하며 수주 목표치를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
포스코이앤씨도 수주액이 10조4천억원으로, 올해 목표치(10조원)를 뛰어넘었다.
회사측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7천억원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며 전체 수주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 외 건설사들은 아직 수주액이 목표치의 절반이나 4분의 3 수준이다.
현대건설의 3분기 기준 수주액은 22조2천580억원으로 목표치(29조원)의 76.8% 수준이다.
다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원 규모의 초고압직류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수주한 데다 연내 신반포2차 아파트 재건축사업 등을 포함한 2조4천억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도 유력해 목표치 달성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삼성물산은 3분기 기준 수주액이 10조2천억원으로, 목표치(17조7천억원)의 57%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총사업비 2조원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경기도 안산에 개발하는 '안산 글로벌 클라우드센터' 공사를 4천억원에 수주하는 등 꾸준히 수주 잔고를 쌓아가고 있다.
대우건설도 3분기 기준 수주액이 7조3천722억원으로 목표치(11조5천억원)의 64% 정도이나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 화학공사로부터 1조원 규모의 미네랄 비료 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DL이앤씨는 3분기까지 수주액이 5조9천715억원으로, 연간 목표치(10조3천억원)의 58%에 해당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목표치(11조5천억원)의 74%에 해당하는 8조4천542억원을 수주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분기 현재 수주액이 2조9천971억원으로, 목표치(4조8천529억원)의 62%를 달성했다.
건설사들은 연말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업황 특성상 연말에 대규모 수주가 몰려 있어 목표치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막판 수주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어떤 때는 그해 수주 실적의 상당 부분을 연말에 한번에 확보하기도 한다"면서 "큰 규모의 공사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인 것도 있어 실적 달성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잘하는 건설사들은 상황이 낫겠지만 국내 사업 비중이 큰 곳은 시장 부진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건설사는 수주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DL이앤씨는 연초 수주 목표로 11조6천억원을 제시했으나 상반기 이후 이를 재조정해 1조3천억원 가량 낮췄다. 최근의 건설경기 불황 등에 비춰볼 때 실현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수주와 함께 매출 목표도 하향 조정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건설사마다 막판 수주 확보를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수익성이 높지 않은 공공 공사에도 다수 건설사가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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