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란 방문을 앞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 핵 프로그램 해법을 두고 운신의 폭이 줄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 참석해 13일로 예정된 자신의 테헤란 방문 일정과 관련해 AFP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 정세의 긴장도가 점점 올라가는 상황에서 이란 정부는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란은 자국 핵 시설에 대한 정보를 가시성 있게 제공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집권 2기를 염두에 둔 진단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 이후로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할 길이 요원해질 것이므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란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는 것이다.
이란은 2015년 성사된 핵합의에 따라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고 서방은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했지만, 2018년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합의를 깨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후 이란은 핵합의에서 약속한 수준을 넘겨 우라늄 농도를 높이고 비축량도 늘려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핵합의 복원을 위한 접촉이 이어졌지만 이란 내 미신고 핵 시설 운영 의혹과 IAEA의 현지 조사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자주 발생한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진척되지 못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트럼프 당선인과 IAEA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집권 1기의 트럼프 행정부와 우리는 함께 일했고 잘 협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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