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의 사무총장 연임 결정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가 변수로 떠올랐다.
12일(현지시간) WTO에 따르면 내년 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의 재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WTO의 특별 이사회가 이달 28∼29일 열린다.
2021년 3월1일 여성이자 아프리카 출신 최초로 WTO 수장이 된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현재 유일한 차기 수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나이지리아 태생인 그는 연임을 통해 수산 보조금 협정과 분쟁 중재절차 개혁 등 WTO의 남은 미해결 과제를 마무리 짓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WTO 일각에서는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의 연임이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기 4년의 WTO 사무총장은 164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으로 결정되는 만큼 어느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선출되기 어려운 구조다.
2020년 말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의 첫 입후보 당시 반대 목소리를 냈던 국가는 다름 아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이었다.
트럼프 집권 1기의 미국은 오콘조이웨알라 당시 후보와 막판까지 경합했던 한국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했다.
그러다 이듬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미국과 조율을 거친 유 전 본부장이 후보를 사퇴하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에 오를 수 있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안정적으로 연임하려면 미국을 포함한 WTO 회원국 전체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서둘러 만장일치로 추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차기 사무총장 논의를 두고 시일이 지체한다면 트럼프 집권 2기가 시작할 수 있고, 만장일치 추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 정책 구상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 구상인 보편관세에 대해 "무역 상대국의 보복을 촉발하면서 거래 당사국 양측 모두 실패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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