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황규석·주신구·이동욱 후보 등록…오후 8시 후보 설명회
비대위, 보궐선거 전까지 지도부 공백 메워…"전공의와 소통하는 지도자 필요"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으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의협이 오는 13일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
의협 보궐선거까지 약 두 달간 운영되는 비대위는 의협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등 굵직한 사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 누가 비대위원장이 될지에 의료계와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는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 등록을 이날 오후 3시에 마감하고 오후 8시 의협 회관에서 후보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에서 후보자들은 비대위원장 후보로서 포부를 밝히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1차 투표는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 248명을 대상으로 13일 오후 3∼8시에 온라인으로 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으면 같은 날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 투표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
현재까지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비대위원장 후보 등록을 마쳤다.
기존에 비대위원장 물망에 올랐던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과 주수호 전 의협 회장 등은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비대위원장은 새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 의정 갈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전체적으로 잘 조율하고, 무엇보다 전공의와 잘 협조체제를 잘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의정협의체가 전날 출범한 만큼 의협 비대위원회가 구성되면 의협이 협의체에 참여할 수도 있다.
김 의장은 지난 10일 임시대의원회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비대위가 구성되면 대전협과 긴밀히 의견을 교환해서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장은 전 의협 집행부와 차기 집행부의 공백을 메우는 다리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과 차기 회장은 구분돼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장 자리가 조기 의협 선거로 치부되면 전공의 입장에서도 소통에 혼선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장 선거 전까지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의협은 정관에 따라 회장 공석이 발생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른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직을 노리는 후보들은 앞으로 약 두 달간 선거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은 의정 갈등을 풀어갈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와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한 의대 교수는 "차기 회장은 전공의랑 소통이 잘됐으면 하고, 모두가 존경할 수 있는 분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의원인 한 개원의는 "전공의와 의대생과 원만한 관계를 통해 단일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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