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와 계단식 석축이 혼축된 이례적인 양식"
(금산=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 금산군은 진산면 읍내리 일원 진산성 동문 앞 건물지 추정 터에서 백제시대 집수지(集水址·생활용수를 모으는 시설)가 발견됐다고 12일 밝혔다.
하부에는 목조구조물과 상부에는 계단식 석축이 혼축된 구조로, 백제 산성으로서는 이례적인 양식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남북 길이 706㎝, 동서 너비 602㎝, 깊이 약 6.3m로 상부 입수구와 석축 시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다.
하부는 판재목과 지대목으로 목조구조물을 조성하고 석재를 계단식으로 들여쌓았으며, 실제 사람이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로 벽면이 안정적인 기울기로 축조됐다.
이번에 발견된 집수지는 성벽과 같은 시기 조성된 것으로 추정돼 진산성을 초축(처음 쌓은)한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사료가 된다.
성벽을 지지하는 뒤 채움석(자갈과 흙을 번갈아 쌓아올려 뒤 쪽을 보강해주는 돌)과 같은 소재로 성벽 인근에 집수지를 축조한 것으로 볼 때 물을 모으기 위한 용도 외에도 성벽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닥층에서는 백제시대 암음 기법이 적용된 토기 편과 기와 편 유물이 발견됐으며, 이 중 확인된 인장와(인장이 찍힌 기와)를 통해 성을 축조한 시기가 백제 사비기로 파악된다.
기와에 양각된 '정사와'(丁巳瓦)라는 글자로 미뤄 정사년에 해당하는 위덕왕 44년(597년) 때 유물로 판단되며, 이는 금산 백령산성과 대전 흑석동 산성에서도 출토된 사례가 있다.
집수지와 함께 백제시대 우물과 축대시설, 고려시대 축대와 배수로 시설, 체성부(성벽 몸체) 내벽도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당시 진산 지역이 백제 산성의 군사·교통망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발굴 의의를 설명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