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받고 중견기업체 회장 매제, 석좌교수로 채용한 혐의"
대학측 "석좌교수는 원래 외부기금 재원으로 임용…규정대로 진행"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장보인 기자 =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가 중견기업 회장의 매제를 석좌교수로 임용하는 대가로 10억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받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대학 총장을 소환 조사했다.
12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S대 총장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 총장은 부정한 청탁을 받고 중견기업인 모 의류업체 회장 B씨의 매제인 C씨를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S대 석좌교수로 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총장을 비롯해 B씨와 C씨를 한 차례씩 불러 조사했으며, 이날 A 총장에 대해 2차 소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올해 2월 당시 S대 교수로 있다가 정년퇴직한 C씨가 석좌교수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삿돈 10억원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낸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처남인 B씨가 발전기금을 내기로 하자 A 총장을 찾아가 석좌교수 자리를 약속받고, 이후 공모에 단독 지원해 지난 3월 석좌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총장이 석좌교수 임용의 대가로 학교 발전기금을 받았는지 등을 비롯해 그가 B씨 및 C씨 등과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있는지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아울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한 B씨와 C씨 역시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S대 관계자는 "석좌교수는 연구 업적이 우수한 교원을 외부기금을 재원으로 임용하는 것"이라며 "학교는 규정과 절차대로 임용을 진행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C씨는 "이 사건은 무고에 의한 고발로 시작된 사건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유네스코 철학인문학위원회가 선발하는 위원회 석좌교수에 지원해 같은 해 9월 최종 선발됐다"며 "나와 위원회, S대 간 계약서에는 '위원회 석좌교수를 유치한 대학은 해당 교수에게 합당한 석좌교수 지위를 줘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어 S대에서도 계약서에 따라 나를 석좌교수로 임용한 것이다. 이는 모두 이미 지난해에 결정된 일"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총장을 소환 조사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k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