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국제대회 공식 기자회견인데 영어 통역이 없다. 한국어 통역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다. 대만 기자들을 제외하고 다른 국적의 기자들은 넋놓고 무대만 바라봤다. 국제대회 기자회견에서 찾아보기 힘든 무례함이었다.
ⓒ연합뉴스류중일 감독은 12일 대만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하워드플라자호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 대만, 호주, 도미니카 공화국, 일본, 쿠바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이에 대비해 지난 1,2일 쿠바와 평가전, 10일 대만 프로팀 웨이치안과의 최종 평가전을 치렀고 모두 승리를 거두며 대회 준비를 마쳤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선 B조에 속해 있는 팀들 중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 한국, 대만 감독과 대표 선수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대회를 임하는 각오에 대해 말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중국어 통역만 존재했다. 쿠바, 도미니카 공화국 감독과 선수가 나오자 통역사가 스페인어를 중국어로 통역했다. 국제대회에서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영어 통역은 없었다.
한국어 통역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한국 대표팀의 류중일 감독과 송성문이 나오자 대만 통역사가 등장했다. 이 대만 통역사는 중국어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옆에는 대만 감독과 대표 선수도 나왔다.
그런데 대만 통역사는 류중일 감독과 송성문의 한국어를 중국어로만 통역했다. 바로 옆 자리에 있었던 대만 감독과 선수의 말을 한국어로 번역할 수도 있었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류중일 감독과 송성문 가운데 서서 한국어를 중국어로만 번역하는 데 집중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관계자는 이 사태에 대해 “원래 사회자가 영어로 통역하는건데 그녀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2015,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대회를 맞이한 프리미어12. 12개 국가가 참가하는 국제대회인데 영어 통역도 없었다. 한국어 통역사가 있음에도 중국어로만 통역했다. 대만 기자들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모든 기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아마추어보다 못한 진행을 보여준 개최국 대만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