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뷰] CJ제일제당의 빛바랜 '해외·바이오' 호실적

뷰어스 2024-11-13 00:00:24
CJ제일제당 본사. (사진=CJ제일제당)

국내 식품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CJ제일제당이 3분기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고 말았다. 다만 해외 식품 사업과 바이오 부문, CJ피드앤케어가 꾸준히 호실적을 거두면서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2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 회사는 3분기 식품 사업 영업이익이 161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1.1% 감소했다. 이는 앞서 증권가에서 예상한 2060억원보다 20% 이상 낮은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 바이오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4.9% 증가한 824억원, CJ피드앤케어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59억원에서 영업이익 327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 사업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고 사료·축산 독립법인인 CJ피드앤케어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주력 사업인 식품 사업 부직이 영업이익 상승폭을 갉아 먹은 것이다. 이로 인해 CJ제일제당의 3분기 전체 영업이익(CJ대한통운 제외 기준)은 27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원가 부담에 국내 식품 수익성 악화…4분기에는 반등 기대

이 같은 결과는 국내 식품 시장 부진에 따른 여파란 회사측 설명이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1% 감소한 1조5690억원을 기록했다. 가공식품은 햇반과 신선식품, HMR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 경기 부진에 따른 영향을 방어했지만, 설탕·식용유 등 소재 매출이 16.8% 감소하며 전체 매출을 끌어내린 것이다. 국내 식품 양적 부진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부담까지 더해져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3분기 옥수수와 원맥 등의 글로벌 곡물가가 하락했지만, 원자재 선물 거래에 따른 구매 시차로 인해 가격 하락 효과가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주요 곡물 외에도 올리브 등 여러 소재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원가 부담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식품 부진에도 해외 식품 사업은 성장을 이어갔다. 3분기 해외 식품 매출은 1조40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 증가했다. 핵심 시장인 미주지역 매출이 8% 증가한 가운데, 신규 시장인 유럽(+40%), 오세아니아(+24%)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바이오 사업과 CJ피드앤케어도 선전한 만큼 국내 식품 사업 부진이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4분기에는 상황이 반전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가공식품에서는 ‘고메 소바바치킨’과 ‘비비고 통새우만두’ 등 전략제품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쿠팡 직거래 재개에 따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전략적인 신제품 출시, 설 선물세트 조기출하 및 명절 성수품 판매 확대로 국내 실적 개선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해외사업 역시 유럽·호주 등 신시장에서 판매채널을 확대하며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는 CJ제일제당 2024년 연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9조6194억원(+2%), 23.2% 상승한 1조5910억원(+23.2%)으로 추정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국내 식품은 전분기 구매 감소 후 재고 소진에 따른 소비 회복과 내년 이른 설 명절로 선물 세트 조기 판매, 온라인 주요 거래처 입점 재개 등 물량 성장을 기대한다”며 “해외 식품은 아태·유럽 지역 매출 회복이, 바이오 사업은 판가 회복 및 원재료비 부담 완화 등 실적 반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