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연 기자] 결혼 당시 10억원의 신혼집을 마련한 남편이 상대적으로 적은 결혼 비용을 부담한 아내에게 집안일을 강요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남편이 10억 정도 가지고 왔으면 내가 집안일을 더 해야 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7년차 여성 A씨는 여덟 살 연상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아이 한 명을 두고 있다.

A씨는 “결혼 당시 나는 6000만원 가지고 왔고 남편은 집을 가지고 왔었다. 당시 가격으로 10억 정도 하는 집이었다. 지금은 15억 정도로 올랐다. 대출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 연봉은 1억 조금 넘고 나는 5500만원 정도 받는다. 신혼 때 남편은 월급 차이가 많이 나니까 그거에 비례해서 집안일을 나누는 것에 관해 물어봤고 나는 둘 다 풀타임으로 일을 하는데 그럴 수는 없다고 거절했다”라고 했다.

A씨는 현재 돈 관리는 현재 남편이 하고 있으며, 생활비를 제외한 금액을 남편에게 송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집안일이 많아지자 남편은 A씨에게 더 많은 집안일을 요구하고 있다.

A씨는 “아기 가지면서 불치병을 하나 앓게 됐다. 그것 때문에 아기 낳고 50일 만에 몸무게가 15㎏ 빠지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 엄청 힘들었다. 불치병이라서 지금도 계속 주사 맞으면서 살고 있다. 면역력이 내려가는 거라서 몸이 예전 같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나한테 뭘 더 하라는 거 자체가 너무 무리이고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남편이 집안일이나 아기 케어를 열심히 잘 하는 사람이기는 한데 싸울 때 얘기하면 나한테 감사함과 미안함을 가지라는데 난 그러기 싫다. 부부는 동등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우리 부모님도 서울에 40평짜리 자가 있고 지방에도 6억 정도 하는 집 있다. 자식이 둘인데 나중에 우리한테 다 물려줄 거라고 하는데 내가 이렇게 빚진 것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시어머니가 일을 같이 하더라도 여자가 훨씬 아기 돌봄이나 집안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셔서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 내가 뻔뻔한 사람이냐”고 물었다.

특히 A씨는 “남편이 아기가 보는 앞에서 목을 조르는 등 폭력도 휘둘러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며 “진짜 이걸 참고 사는 게 맞나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고 털어놨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결혼을 기업 인수합병쯤으로 생각하는 듯” “그 정도밖에 마음이 없는 거다” “연봉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더 있는 사람이 집안일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