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뷰] 서정진 복귀 효과 '빛났다'…셀트리온 '분기 매출 1조 시대' 초읽기

뷰어스 2024-11-12 05:00:13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올해 들어 매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정진 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이대로라면 서 회장이 복귀 당시 약속했던 '연매출 3조5000억원'과 더불어 '분기 매출 1조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8819억원, 영업이익 2077원, 당기순이익 84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1.18% 증가했고 3분기 누적 매출은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2조1764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2조4936억원을 보였다.

이러한 매출 성장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처방이 확대되면서 나타났다.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및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를 비롯한 후속 제품들이 34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12.5%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관련업계는 유럽, 중남미 지역에서 후속 제품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분기 매출 1조원을 넘어 서 회장이 목표했던 3조5000억원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신약으로 출시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미국 내 처장 확대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짐펜트라는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치료제다. 유럽에서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로 허가받았으나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승인받았다. 짐펜트라는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이하 PBM)에서 운영하는 6개 공·사보험 계약을 모두 확보하면서 처방 확대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3대 PBM 중 한 곳의 사보험 시장을 담당하는 의약품구매대행업체(GPO)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3대 PBM 모두와 계약을 마쳤다. 현재까지 30개 중대형 및 지역형 PBM, 보험사와 계약을 완료해 미국 보험 시장에서 90% 이상의 커버리지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짐펜트라 미디어 광고도 본격화됐다는 점도 처방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부터는 미국 전역의 500여 개 병원에서 대기실 등 내부 시설에 짐펜트라 광고가 게시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도 극대화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 역시 실적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램시마는 유럽에서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7년 연속으로 인플릭시맙 처방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램시마SC까지 포함한 램시마 제품군의 합산 점유율은 76%를 기록해 독보적인 처방 우위를 입증했다.

셀트리온 항암 제품 성과도 이어졌다.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3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고,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유럽에서 23%의 점유율을, 아시아 주요국인 일본에서는 6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7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유플라이마는 유럽에서 국가별 맞춤형 입찰 전략을 성공적으로 전개하며 이탈리아 38%, 핀란드 32% 등 점유율 성장을 가속화해 올 3분기까지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을 1.7배 초과한 2414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의 내년 전망은 더욱 밝기만 하다. 서 회장은 내년 글로벌 공략을 위한 후속 제품 출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실제 셀트리온은 지난 1일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가 출시되면서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간 판매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스테키마 출시와 동시에 현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약품 구매 조합인 IZAAZ 입찰 수주에 성공하며 셀트리온 치료제의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내년에는 ‘아이덴젤트’(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등 후속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기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도 순항중이다. 셀트리온이 주력하는 자가면역질환 제품군에서는 ‘CT-P47’(성분명: 토실리주맙), ‘CT-P55’(성분명: 세쿠키누맙), ‘CT-P53’(성분명: 오크렐리주맙)의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의 바이오시밀러 ‘CT-P41’(성분명: 데노수맙)도 FDA와 EMA에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치료 영역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강화가 기대된다.

또 셀트리온은 위탁개발생산(이하 CDMO)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가진 기술 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증설 비용은 낮추고 생산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CDMO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연내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설비 증설 및 영업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를 비롯한 후속 제품군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늘어난 데다, 매출원가 개선 및 합병 상각비 감소 등 긍정적 요인도 함께 작용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며 “유럽 및 중남미 지역에서 후속 제품들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올해 3조5000억원 매출은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