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행정부시장 "오류 인정하나 감사 중단 사안까진 아냐"
시의원들 일제히 광주시 사과 요구…의장 "시장에 조치 요청"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부실·허위 자료 제출로 인한 행정사무감사 중단을 놓고 광주시와 시의회가 정면충돌했다.
광주시의원들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으나, 고광완 행정부시장은 부실 자료 제출 문제는 개선하겠지만 감사를 중지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11일 고 부시장과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에 대해 행정사무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산건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회의장에 출석한 고 부시장에게 광주테크노파크와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 등의 자료 부실·허위 작성과 허위 답변에 대해 질의했다.
고 부시장은 "자료 불일치와 오기가 있었음은 분명하고 앞으로 교차 확인을 통해 개선하겠지만 감사 중단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엄중히 경고하고 상임위를 계속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시의 큰 방향을 정하는 사안도 아니고 담당자의 중대한 고의나 과실이 있다기보다는 관용 전기차 일지와 출장계를 매번 작성하지 않았던 관행이나 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오류가 10여건이 넘고 허위 답변이 이어졌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수기 의원은 "예산을 들여서 집행한 내역을 검증하기 위한 자료들에 문제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중대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며 "그저 트집 잡혔다고 바라보는 광주시 책임자들의 시선이 문제"라고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강수훈 의원은 "고의 여부는 감사 현장에서 파악하는 것"이라며 "행정사무감사에서 선서는 엄중한 의미가 있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감사 방해 행위"라고 꼬집었다.
임미란, 심철의 의원도 "재선으로 활동하면서 이렇게 많은 기관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박필순 산업건설위원장은 "시 행정이 시민들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행정사무감사의 목적"이라며 "부시장의 답변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는 행정자치위원회·환경복지위원회 등에서도 피감 기관들의 부실·허위 의심 자료 제출이 이어지자 이날 전체 의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시의회는 애초 전체 행정사무감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각 상임위 차원에서 개선 요구를 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고 부시장이 사과 의사가 없다고 밝힘에 따라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광주시의회는 "잘못이 있어 아쉬운데 사과는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피감 기관과 부시장이 보인 행태와 태도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는 제대로 된 자료와 올바른 답변을 근거로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싶다"며 "파행의 주체인 광주시는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로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애초 전체 감사가 끝난 후 의회의 입장을 내려 했으나 오늘 부시장의 답변을 들으며 심각성을 체감했다"며 "위증이나 허위자료 제출이 밝혀지면 광주시장에게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광주테크노파크 임직원 급여 현황, 중소벤처기업 매출과 폐업 현황에 오류와 누락이 발견되고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도 관용차 운행 기록을 허위로 제출해 감사가 중단됐다.
그린카진흥원은 수의계약 금액 요건을 지키지 않은 공사 목록을 누락했고, 상수도사업본부는 수질 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전임에도 회의를 마치고 수당을 지급했다고 기록했다.
광주도시공사도 각종 위원 명단과 수가 부정확했으며 광주관광공사는 광주투어버스 운전자 유니폼 사진을 제출하면서 전혀 다른 사진을 편집해서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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