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900조원을 넘어섰다. 10월 한 달 동안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축소됐으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크게 늘며 이른바 ‘풍선효과’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권의 기업대출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대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은행의 기업대출이 어느덧 1320조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한 은행 창구 ⓒ홍성완 기자

11일 한국은행의 ‘2024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39조5000억원으로 전월(1135조6000억원)보다 3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올해 9월 증가폭(5조6000억원)에 비해 줄어든 수치이며, 지난해 10월 증가규모(6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비교적 적은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 수도권 주택거래 감소 등으로 3조6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치며 전월(6조100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그러나 2년 전 2022년 10월(1조3000억원 증가)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은 10월말 기준 900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어느덧 9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9월 5000억원 줄었던 기타대출은 전월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 소멸 영향 등으로 3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처럼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축소됐으나, 제2금융권을 포함하는 전 금융권의 10월 가계대출은 6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전월(5조3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30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9월 7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던 주택담보대출은 집단대출 위주로 10월 들어 1조9000억원이 늘었다. 9월 1조원 줄었던 기타 대출은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8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이 9000억원, 여전사 9000억원, 보험 5000억원, 저축은행 4000억원 순으로 각각 늘었다.

이처럼 은행권 대출이 막히자 제2금융권의 대출이 늘어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날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및 제2금융권협회, 그리고 일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참석해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 측은 “보험업권은 증가폭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나 긴급 생활자금 성격의 보험계약대출 위주로 증가했고, 여전업권은 카드론,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상호금융업권의 경우 은행권 자율관리 강화에 따라 이탈된 대출수요를 흡수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각 중앙회에서 자체적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개별 조합‧금고에 대해서도 이러한 관리기조에 동참할 것으로 촉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제2금융권 증가 양상과 관련해 각 부문에서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상승전환한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면서, 증가 양상이 조금씩 다른 만큼 그에 적합한 추가 조치수단을 업권 자체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크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번 가계대출 증가세 대응 차원에서 올해 남은 기간 제2금융권에 대해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에도 제2금융권에 대해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경영계획을 제출받아 이를 기반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업권 및 금융회사 등을 대상으로 실제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등 가계대출 전반의 취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규모도 상당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한 달 동안 은행 기업대출은 8조1000억원 증가하면서 10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32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4조3000억원 증가)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이 5조3000억원 증가했고, 이 가운데 중소법인이 4조9000억원, 개인사업자가 3000억원 늘어나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늘었다. 9월 8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던 대기업 대출도 10월에는 2조9000억원이 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