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창단 21년만에 첫 강등.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가 강등당했다. 워낙 ‘강성’으로 유명한 인천 서포터즈들은 일부 야유를 보내긴 했지만 일반 관중들과 함께 선수단에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을 응원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0일 오후 4시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선제골은 전반 6분만에 나왔다. 인천이 빌드업 과정에서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빼앗겼고 대전은 역습상황에서 최건주의 중거리슈팅이 수비맞고 굴절된 것이 문전쇄도하던 마사의 발앞에 절묘하게 떨어졌고 박스안에 있던 마사는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어 대전이 선취골을 기록했다.
전반 15분에는 오른쪽에서 대전 김준범의 낮은 크로스가 수비맞고 다소 굴절되며 문전 혼전 상황을 지나 뒤에 있던 안톤에게 흘렀고 안톤은 그대로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2-0을 만들었다.
계속 대전 뒷공간을 노리던 인천의 제르소가 전반 45분 이명주가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에 문전 쇄도하며 왼발슈팅으로 1-2로 추격했지만 추가골이 나오지 않아 인천은 1-2로 패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45점이 되며 남은 1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대전. 반면 인천은 승점 36점에 머물며 창단 첫 강등을 확정했다.
경기 후 양팀 선수단은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선수인 대전의 안톤과 인천의 음포쿠가 대치하며 싸움이 일어났다. 서로 치열하게 몸을 부딪쳐 양팀 선수들이 떼놓고 말렸다.
이 상황은 이후 한번 더 벌어졌고 결국 주심은 경기가 끝났음에도 관련자들에게 옐로카드를 줬고 이미 옐로카드가 있던 안톤은 경기 후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양팀 선수단간의 마찰은 있었지만 경기장 내에 큰 문제는 없었다. 대전 팬들이 인천의 강등을 조롱하는 걸개를 걸었지만 황선홍 대전 감독이 자제를 요청해 내려가기도 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삶에 있어 존중이 필요하다. 팬들이 겪어봐서 그런다고 하시는데 상대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싶어 자제를 부탁드렸다”고 말린 이유를 밝혔다.
대전 선수단은 자신들의 서포터즈와 함께 잔류 확정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인천 선수단은 경기장을 돌며 인사를 했는데 특히 인천 서포터즈 앞에서 주장 이명주가 마이크를 들고 “어떤말도 드릴게 없다. 저희들이 있어야 할곳에 돌아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인천 서포터즈들은 선수단에 야유를 보내긴 했지만 대부분의 서포터즈와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인사하는 인천 선수단에 박수를 보내며 격려와 위로를 보냈다.
창단 21년만에 첫 강등을 당했지만 생각보다는 큰 문제없이 인천 선수단은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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