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위원장 인터뷰…"'노조 가입은 상식' 자리잡히길"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다들 온라인노조는 생소하게 여기지만, 커피 한 잔 값에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정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성우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위원장은 온라인노조 출범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2017년 출범한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노조를 설립하겠다는 숙원을 7년 만에 이뤘다. 지난 4일 온라인노조의 출범을 발표하면서다.
노조 없는 소규모 기업의 직장인, 회사에 다니지 않는 구직자, 프리랜서, 비정규직 등 누구나 인터넷 카페에 가입원서를 내고 월 5천원 이상의 조합비를 내면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센터장도 맡은 박 위원장은 센터에서 '노조에 가입하고 싶다'는 상담 전화를 많이 받았지만, 업종별 노조에 가입할 자격이 부족해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박 위원장은 "전화를 준 분이 대부분 혼자여서 노조 조직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가입 문턱을 낮춘 온라인노조를 설립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인이라면 노조에 가입해야 하고, 인간다운 노동을 하려면 노동삼권 행사가 필수 전제라는 상식이 자리잡히길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노조는 한국에서는 첫 시도다. 박 위원장은 직장갑질119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직장 내 괴롭힘 또는 갑질 사례를 상담한 것이 온라인노조 구축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온라인에는 전화로는 못 하는 이야기들이 가감 없이 올라온다"며 "온라인노조야말로 각자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도 자신의 사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익명성이나 온라인상 활동 탓에 연대가 느슨한 점 등은 극복해야 할 한계다.
현재 온라인노조에는 사회복지·한국어교원 등 2개 지부가 있고, 150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지부별로 처우 개선 등 의제를 발굴해 필요에 따라 교섭 등 실제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업종별 지부가 없는 강사, 트레이너 등 직종은 '칼퇴 캠페인', '내연차 내맘대로' 등 캠페인으로 노동 인식 제고에 나선다.
박 위원장은 "전체 조합원 수보다도 업종별 지부가 얼마나 많이 생기는지, 적극적인 조합원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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