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트럼프 의식했나…중국에 AI칩 공급 중단

데일리한국 2024-11-09 19:30:29
대만 TSMC의 공장 전경. 사진=TSMC 제공 대만 TSMC의 공장 전경. 사진=TSMC 제공

[데일리한국 장은진 기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다음 주부터 중국기업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을 중단한다.

9일 연합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등에 따르면 TSMC는 중국 AI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고객사들에게 이달 11일부터 7㎚(나노미터=10억분의 1m)이하 공정 칩 출하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TSMC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재집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며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TSMC를 겨냥한 바 있다.

미 정부는 지난 2020년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화웨이가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제작된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TSMC는 반도체 제조를 위해 미국산 장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서 화웨이의 첨단 AI 칩셋 '어센드 910B'에 TSMC 프로세서가 사용된 것을 발견하면서다. 이는 TSMC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위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당시 TSMC는 어떤 잘못도 없었다면서 미 상무부와 협력해 문제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화웨이에 반도체를 전달한 고객사에 대해서도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TSMC로부터 AI 칩을 공급받던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등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두의 경우 자체 개발칩 ‘쿤룬’(Kunlun) II 칩을 TSMC 7나노미터 공정에서 공급을 받아왔다.

반면 TSMC는 중국 고객사들을 잃더라도 매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TSMC 지난 3분기 매출에서 중국 본토 비중은 11%에 그쳤다.

TSMC 측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제재에 부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규제와 수출 통제를 준수할 것이고 이번 결정으로 인한 매출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