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에도 코스닥 상승폭 미미…트럼프 당선에 이차전지株 약세
코스닥기업 실적 추정치 한달 새 10% 감소…"코스닥 상승폭 제한될 것"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의 상단이 제한된 가운데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지수 상승에 대거 베팅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들을 팔아치워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와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각각 190억원, 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들 ETF는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HLB, 알테오젠 등 주요 코스닥 종목을 담고 있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코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는 202억원어치 팔았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팔고,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ETF를 56억원 순매도했으며 'TIGER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대신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는 66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는 미국 대선 결과를 소화하며 0.04%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 수익률(0.20%)을 밑돌고 있다.
지난 4일 코스닥지수는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3.4% 급등하며 반등에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이차전지주 약세 영향으로 코스닥지수는 사흘 동안 2.7% 내렸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지난 8일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증권가에서는 향후에도 코스닥시장의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이차전지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데다, 국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산재한 영향이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악재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잠재적으로 중국산 배터리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트럼프 당선에 따라 IRA 보조금이 축소될 경우 국내 기업의 배터리 가격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 경기가 좋지 않고, 이차전지 기업 이익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보조금 정책을 폐지할 경우 이차전지 기업이 더욱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금투세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지만 해외 투자로 수급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어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지수는 상승 폭이 제한되며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기업의 4분기 실적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10% 넘게 하향 조정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닥 기업 71곳의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1조811억원으로 한 달 전(1조2천85억원) 대비 1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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