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강원지부, 단협 실효 규탄 퍼포먼스 진행…도 교육청 "강한 유감"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아이고…아이고…"
8일 정오께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직원들은 점심 식사를 나서는 길에 갑자기 울려 퍼진 곡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조영국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 정책실장 등 조합원 2명이 교육청 현관 앞에서 도 교육청의 단체협약 실효 선언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펼친 까닭이다.
이들은 간이 제단 위에 '강원교육'이 쓰인 영정과 초를 놓고 번갈아 가며 1시간가량 신경호 교육감이 강원교육을 죽였다는 내용을 담은 곡을 했다.
이를 들은 한 직원은 "점심을 먹고 현관을 나갈 때 곡소리가 들려 놀랐다"며 "예전 동네에서 상을 치를 때나 듣던 곡소리를 교육청에서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교육청에 근조화환들이 계속 들어오는 상황에서 상주 노릇을 자임했다"며 "강원교육을 지키던 단체협약이 사라지면서 교육도 함께 죽었다는 취지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단체협약이 다시 효력을 가질 때까지 주 2회가량 곡소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도 교육청은 이날 울려 퍼진 곡소리를 '충격적이고, 비교육적인 의견 표명 방식'이라 규정하고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했다.
도 교육청은 "의견 표명은 국민이 가지는 자유이지만, 상식적이고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표현은 그 방식에 있어 상식을 벗어나고 있으며 교육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수능을 앞두고 학생에게 최선의 환경을 제공해야 할 시점에서 교육을 폄훼하는 행위가 교사로서 적절한지 판단하고 행동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 교육청과 전교조 강원지부는 단체협약 실효, 최근 학교 현장에서 벌어진 신경호 교육감과 전교조 지부원 간의 충돌 등을 놓고 연일 성명과 자료를 내며 서로의 책임을 묻고 있다.
도 교육청 앞마당에는 현재 전교조 강원지부의 농성 천막이 9일째 설치돼 있고, 그 옆으로는 도 교육청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신 교육감의 학력 향상 정책을 지지하고 전교조를 규탄하는 현수막들과 교육 당국을 규탄하는 현수막들은 서로 경쟁하듯 도 교육청 울타리를 빼곡히 두르고 있다.
신 교육감은 현재 서울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르면 2025학년도 수능일인 14일 수험생 격려 현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yangdoo@yna.co.kr